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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얼굴 NO..스펙 가리면 '실력' 알수있죠

■ 대기업 블라인드 채용 속속 도입

성실함·특이한 경험 나열보다

'일 잘하고 능력있음' 어필해야

SK '실천' 포스코 '도전' 중시

자기소개서 가능한 길게 쓰고

면접관 앞에선 '아는 척' 금물





“취업준비생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기업은 무조건 특이한 경험을 원하는 것이 아니에요. 오히려 이런 사람들은 좋은 평가 못 받습니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일 잘하는 사람을 원해요”(A그룹 인사담당자)

취업 시즌이다. 올해 하반기 채용 시장에서 최대 이슈는 ‘블라인드 채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공공부문 채용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주문하고 민간기업에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권유하면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사실 국내 대기업은 취업준비생들의 ‘스펙(SPEC) 쌓기’가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이미 신입 공채에서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부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지원자 사진과 수상경력, 해외경험 등 소위 스펙 관련 항목을 삭제하는 넓은 의미에서부터 아예 이름과 연락처 등만 기재하도록 하는 좁은 의미의 블라인드 채용까지 기업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다. 대기업 관계자는 “사실 모든 신입사원 채용을 완전한 블라인드 방식으로 채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현재 블라인드 채용은 일반 전형에서 일부 차용하고 일반 공채 외에 소규모 인원에 대해서만 실시하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중 일반 채용과 함께 ‘완전한 의미’의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함께 도입한 기업은 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 롯데그룹 등이다. 이들 기업은 일반 전형과 분리해 이름과 연락처, 그리고 기업이 정해놓은 특정 방식의 과제만으로 서류전형을 진행한다. 현대차그룹은 상시면접프로그램인 ‘힌트(H-Interview)’ 채용을 올 하반기부터 도입했다. 지원자가 홈페이지에 지원 사유를 작성하면 담당자가 상시 면접을 통해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 SK그룹은 바이킹챌린지라는 ‘탈’스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원자가 특정 주제의 ‘바이킹 스토리’를 제출한 뒤 면접을 통해 합격자를 선발한다. 롯데그룹은 ‘스펙태클’ 이라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했다. 해당 직무와 관련한 특정 주제를 지원자에게 주고 에세이나 자기 홍보 동영상만을 통해 서류 합격자를 선발한다. 예컨대 올해 상반기 롯데백화점의 스펙태클 채용에서는 ‘본인이 백화점 바이어라면 도입하고 싶은 컨텐츠는 무엇이며, 도입 시 효과에 대해 설명하시오’ 라는 질문을 던졌다. LG그룹은 그룹 전체에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지 않았지만, 해외탐방공모전인 ‘LG글로벌챌린저’ 등을 통해 일반 전형과는 다른 방식으로 채용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기업이 선발 기준을 세우기 어렵고 평가마저 까다로운 블라인드 채용을 확대하는 까닭은 역설적이게도 지원자를 더욱 잘 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학력이나 고향, 외국어 점수 등을 알고 응시자를 만나면 결국 그 틀에서만 사람을 평가할 수밖에 없게 된다”며 “자기소개서와 면접만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결국 면접관이 그 사람에게 더욱 깊은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마다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중점적으로 보는 점도 다소 다르다. 기업 문화에 따라 원하는 인재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SK그룹은 ‘SK 경영철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패기를 실천하는 인재’를 찾고 있으며 포스코그룹은 ‘도전정신’을 강조한다. 롯데그룹은 지원하는 직무에 대해 얼마나 많은 준비가 돼 있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블라인드 채용을 거쳐야 하는 응시자들이 반드시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기업은 일을 잘하는 사람을 뽑기 원한다는 점이다. 대부분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능력을 꼽았다. 눈에 띄기 위해서 특이한 경험 등을 나열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성실함은 좋은 덕목이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부지런함’보다는 ‘능력 있음’을 뽐내야 한다. “무엇이든, 시키는 대로 잘할 수 있다”는 대답도 오답이다. 자신이 어느 직무를 지원할지, 그 직무를 맡고자 하는 이유와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좋다.

자기소개서는 가능하면 길게 적는 것이 유리하다. 물론 중언부언하거나 알맹이 없는 글은 사절이다. 빽빽한 글은 심사자들을 질리게 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도 한다. 모든 전형 단계가 중요하지만 결국 면접을 잘해야 한다. 면접관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로 채워지기 때문에 거창한 내용이나 ‘아는 척’을 하는 것보다는 본인만의 참신한 생각을 내비치는 것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학점을 잘 받은 지원자보다 업무에 대한 고민을 꾸준히 하는 열정 있는 지원자를 채용하고 싶어한다”며 “본인이 하고 싶은 업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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