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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_창업을_응원해] 인생 갈림길 서른…훌쩍 떠난 여행서 '제2 인생' 찾았다

해외 한인 숙소 예약 서비스 '민다' 김윤희 대표

해외여행 경험담 공유 육구 바탕 2004년 카페 창업

한인민박 정보 제공 중심 자유여행 플랫폼으로 발전

누적회원 33만명, 누적 숙박 예약 160만 박 달성

‘숙박+트립+정보’ 제공하는 ‘자유여행 SNS’ 목표

김윤희 민다 대표가 세계 지도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여자 나이 서른. 한국에서는 같은 일을 해도 남자보다 더 강력한 압박을 받을 시기다. ‘여자 나이는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같다’라든가 ‘남자만 잘 만나면 된다’ 등의 막말(?)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결혼과 진로 등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의 갈림길에 선 이 시기에 5년 간 몸 담은 직장을 떠나 홀연히 여행을 떠났다. 1년 2개월 동안 처음 가본 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간 해보지 못한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해외 한인 숙소 예약 서비스 제공업체 ‘민다’의 김윤희 대표다. 김 대표는 “막연하게 떠난 여행이었지만 접하는 모든 것이 정말 신세계였다”면서 “여행하는 기분으로 행복한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고민이 지금의 민다를 만들었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민다는 전 세계 모든 현지 여행 관련 서비스를 여행자와 연결시키는 자유여행 플랫폼이다. 지난 2004년 11월 여행자 공간 카페 ‘사막’으로 시작해 2008년 한인숙소 포털 ‘민박다나와’로 탈바꿈했다. 올해 1월 법인명을 ‘민다’로 정식 변경, 지금은 숙박을 비롯해 여행정보나 티켓·상품 등 여행에 대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누적 회원 수 33만명, 누적 숙박 수는 업계 최고인 160만 박 예약(지난 8월 기준)을 달성했다. 보유하고 있는 한인 숙소만 전 세계 190개 도시 1,600곳에 이른다.

◆“나도 했는데…” 경험담 공유 욕구가 원동력

김 대표는 자신을 ‘최악의 여행자’라고 소개했다. 혼자서는 자유여행을 꿈도 못 꿨을 정도로 악조건을 갖췄다는 얘기다. 영어를 못해 의사소통에 자신이 없었고, 갔던 길도 되돌아 나올 수 없을 정도로 길 눈이 어두웠다. 게다가 그간 모아놓은 한정된 자금으로 긴 시간을 여행해야 했기에 현지 가이드나 택시는 엄두도 못 내고 두 다리와 가이드북에 모든 것을 의존해야 했다.

“길도 못 찾고 돈도 빠듯하니 너무 겁이 많이 났어요. 출발할 때 사서 가져 간 가이드북 다섯 권은 저에게 성전과도 같았어요. 그렇게 1년 2개월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이 모든 경험을 누군가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최악의 조건을 가진 나도 해냈는데, 겁 먹고 떠나지 못 할 이유가 없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죠. 그래서 이 경험을 다른 여행자들에게도 공유해줄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경제활동’과 ‘여행’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 고민하던 김 대표는 32살이 되던 2004년 서울 종로구에 작은 카페 하나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여행자들이 찾아와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커피도 마실 수 있는 공간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담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낭만적이지만은 않았다. 여행자보다는 일반 손님들이 주를 이뤘고, 장사가 안되면 월세 걱정에 시달려야 했다. 김 대표는 “그려러고 시작했던 게 아닌데, 어느 순간 보니 그냥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장사를 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여행하면서 알게 된 한 한인민박 사장이 카페를 방문하면서 김 대표는 다시 한번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됐다. “마땅한 한인민박 정보사이트가 없으니 한 번 만들어보면 어떻겠냐”는 한인민박집 사장의 제안에 카페에서 함께 일하던 아르바이트생과 함께 지금의 민다를 탄생시킨 것이다. 김 대표는 “여행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기 시작했다”면서 “이 일을 조금씩 더 키워보고 싶은 욕심이 들어 예약시스템 등을 도입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정신 없이 달려왔다”고 전했다.

민다 홈페이지.




◆‘민박’ 본질은 여행·언어 장벽 낮추기…“여행하기 좋은 환경 만들어져”

흔히 민박이라고 하면 예산이 부족한 학생들이 주로 이용한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도미토리(공동침실) 형태로 이층침대에서 잠시 잠만 자고 가는 여행객들을 위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미 해외 한인 민박이 단지 침대 하나만 빌리는 수준은 넘어섰다고 자신했다. 갈수록 콘도형 또는 하우스형 민박이 늘어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양질의 숙소가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민박 시설들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생기고, 기존처럼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또 고객들을 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생기고 있다”면서 “같은 조식이라도 옆집보다 반찬 하나 더 나와야 좋은 평가가 나오고, 그래야 새로운 소비자들도 유입되기 때문에 여행자들에게는 점점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인 민박의 본질은 한국 사람이 있어 편하게 소통하고 정보를 얻는 것”이라면서 “아직 서비스가 미숙한 업소들과도 좋은 여행 문화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바꿔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나아지는 환경 덕분에 ‘자유여행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게 김 대표의 얘기다. 패키지여행의 경우 빨리 보고 사진을 찍고, 서둘러 자리를 뜨면서 쇼핑센터를 들러야 하지만 저가항공과 한인민박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색다른 여행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해외여행 문턱이 낮아지고 있는 만큼 비슷한 가격과 일정에 더 많은 곳을 다녀와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여행자가 적어지고 있다”면서 “이런 모든 준비 과정을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민다를 성장시키는 게 목표”라고 소개했다. 또 “한인민박은 더 이상 잠자는 공간이 아닌, ‘사람’과 ‘커뮤니티’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민다 홈페이지


◆‘숙박+트립+정보’ 연계된 빅데이터 축적해 ‘자유여행 SNS’ 꿈꾼다

민다는 올해 초까지 전 세계 한인민박을 예약하는 ‘숙박 플랫폼’에 그쳤다. 그러다 지난 5월 ‘트립’서비스를 추가로 오픈하면서 ‘숙박 & 트립 플랫폼’으로 도약했고 이를 내년까지 더욱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또 현지 호스트가 제공하는 ‘정보(장소 & 일정)’ 서비스도 고도화 해 모든 여행객 한 명 한 명이 맞춤형으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김 대표는 “숙박, 액티비티 등 트립, 맛집·교통 정보를 따로따로 구하려면 편하게 여행 계획을 짤 수 없다”며 “이 삼박자를 맞춰 유기적으로 묶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준비하는 과정 및 후기 등 모든 게 데이터”라면서 “이 데이터들이 쌓이면 여행자들은 각자에게 맞는 일정을 맞춤형으로 계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년 내에는 누구나 쉽게 자유여행을 계획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보이고, 5년 내 지금의 ‘마켓플레이스’를 넘어선 ‘자유여행 분야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진화해 나가겠다는 게 김 대표의 계획이다. 그는 “5년 내 연 거래액 500억원, 확정 숙박 수 330만 박 예약을 달성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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