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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현장에서]투르크메니스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정태인 주 투르크메니스탄 대사

천연가스 보고 투르크메니스탄

플랜트 건설 진출 기반 마련 등

유라시아 수송 허브 잠재력 커

공조·협력방안에 적극 관심을

정태인 주 투르크메니스탄 대사




언제부턴가 학교에서, 그리고 일상에서 많이 보고 듣는 문구가 하나 있다.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이다. 오랜 세월이 걸려 그 답이 ‘인식’의 문제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리고 그 의미가 햄릿이 외친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to be or not to be)”와 통한다는 것도 발견했다. 지금 카라쿰 사막의 나라 투르크메니스탄에서 그 의미를 절실히 느끼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지난 1991년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인구 500만의 나라다. 석유는 물론 가스가 많이 매장돼 있어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오랫동안 중국·인도·지중해 등 세계 3대 경제권을 연결하는 이동로의 교차로에 위치해 수송 허브로서 성장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주변이 러시아 및 이란 등 강국에 둘러싸여 있다 보니 안보에 대한 우려가 큰데 그 답을 유엔의 역할에서 찾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과거 돌궐족의 일파로서 유목생활을 하다 보니 천리마 같은 자존심을 가지고 있다. 단순 가스 생산 및 수출에 만족하지 않고 가스 가공산업을 발전시켜 가스 케미컬 제품을 수출하고자 한다. 그래서 가스 케미컬 플랜트를 지으면서 관련 산업 육성을 추구하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가스를 휘발유 등으로 가공한 제품을 수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년간 한국 기업들은 이 나라에서 100억달러 규모의 사업을 수주함으로써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유라시아 지도를 보면 의외로 다수의 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한다. 거대한 산들이 가로막고 엄청난 사막들이 앞을 막고 있다. 결국 사막을 피하고 계곡 사이로 지나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국과 지중해를 오가려면 ‘비단길’ 하나밖에 없고 투르크메니스탄을 지나야 한다. 인도로 가는 육로도 ‘카이버패스’라는 협곡을 지나야 하는데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시작한다. 중국이 부상했고 또 인도가 떠오르고 유럽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유라시아 육상 수송로의 의미는 점증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의 수송 허브로서의 잠재력에 대한 주목이 요망된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유엔의 후원하에 영세중립을 선언하고 중앙아시아 분쟁예방 지역센터(UN RCCA)를 유치하고, 유엔 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P5)이 보장하는 중앙아시아 비핵지대화 체제에 참여하는 등 안보를 유엔에 의존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비핵지대화 조약’은 중앙아시아 5개국이 참여하고 P5가 보장하는 의정서를 체결함으로써 성립됐다. 투르크메니스탄에 소재한 UN RCCA는 건물과 토지 등 각종 특혜를 제공 받고 있다. 주변국과 비교해 스스로 방어가 어려운 현실에서 영세중립을 선언하고 유엔의 인정을 받고 있다.

현재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투르크메니스탄은 석유·가스 가공산업 발전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천연가스 수송로는 물론 물류 수송로 개척에도 심혈을 기울이면서 지난해 11월 유엔과 공동으로 고위급 수송로 국제회의를 개최했다. 안보차원에서 역내 분쟁예방 및 비핵화 분야에서도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역사·문화적으로 한국의 현재 및 미래와 연결되고 정치·경제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존재하나 잘 인식되지 않고 있다. 이 대목에서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의미가 새삼 부각된다.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지속적인 석유·가스 가공 플랜트 건설 진출, 기건설된 중국까지의 가스관을 서해 해저 가스관 건설로 한국과 연결, 중앙아시아 내륙을 이란 항구까지 또는 세계로 연결하는 역사적 수송로 개척, 역내 비핵화 참여 및 분쟁예방 지역센터 유치로 대표되는 투르크메니스탄 안보 정책과의 공조 및 활용 등 엄청난 의미를 실현시킬 잠재력이 아직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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