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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만 44만가구 '입주폭탄'] 입주물량 절반 수도권에 몰려..일부 전셋값 벌써 3,000만원 뚝

화성·평택·양주 등 분양권 '마이너스 프리미엄' 속출

8·2 대책 후 거래절벽에 기존집 안팔려 입주 못하고

전세값 하락에 갭투자자들도 타격

2019년까지 공급 과잉 몸살





지난해부터 주택시장에 보이지 않는 유령처럼 두려운 존재가 있었다. 바로 아파트 ‘입주 폭탄’이다.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 불황의 긴 터널을 통과한 2013년부터 신규 아파트 공급이 증가하더니 2015년에는 51만 가구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분양이 이뤄졌다. 2016년에는 다소 줄긴 했으나 여전히 10년 평균을 훌쩍 넘는 42만 가구가 분양시장에 쏟아졌다. 적은 초기 자금으로도 분양을 받을 수 있도록 계약금은 분양가의 20%에서 10%로 낮아지고 나중에는 5%까지 낮춘 아파트가 등장했다. 중도금은 무이자 혹은 이자후불제가 다수였다. 분양가의 5~10%만 있으면 분양권을 하나 잡아 둘 수 있어 투자자들이 신규 분양시장에 몰렸다. 이때 한 켠에서는 “2년 뒤 입주 대란 온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 “2년 뒤”가 바로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사상 최대 규모인 44만 가구의 아파트 입주가 전국적으로 예정돼 있다. 특히 절반에 육박하는 25만 가구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8·2대책과 가계부채 대책 이후에도 서울·수도권은 여전히 집값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11월 첫째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서울은 0.07%, 수도권은 0.04% 올랐다. 아직까지는 수도권에서 대규모 입주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주택업계에서는 올해 말부터 서울을 제외한, 대규모 입주가 몰리는 수도권과 지방에서는 과잉공급 몸살로 매매·전세값이 버티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8·2대책으로 인한 거래절벽, 정부의 대출조이기 게다가 금리 인상 우려까지 엎친데 덮친격이다.

◇‘거래 절벽’에 기존집 안팔려 입주 못해= 마포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최용구(가명)씨는 마포에 전세를 살면서 상도동에 전세 끼고 산 아파트와 송도 분양권을 하나 보유 중이다. 최 씨는 내년 입주예정인 송도 분양권을 처분하기 위해 내놨지만 8·2대책 발표 이후에는 문의도 없다. 그는 “사업하려고 낸 빚과 전세자금 대출 이자가 내년부터 올라가면 가뜩이나 장사도 안 되는데 이자 부담이 늘까 걱정”이라며 “‘똘똘한 한 채’만 보유하고 나머지는 정리할 예정인데 안되면 가격을 더 낮출 밖에 없을 듯 하다”고 말했다.

송도는 수도권 중에서도 사정이 나은 지역이지만 화성, 평택, 양주 , 용인, 김포 등 입주물량이 일시에 쏟아지는 곳에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분양권도 다수 나와 있다. 분양가의 5~10%에 해당하는 계약금만 걸고 투자용으로 사뒀으나 신규 아파트 입주가 몰리면서 웃돈은커녕 전세입자 구하기도 힘들어 최씨와 같은 투자자들이 정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동탄2신도시내 남동탄은 전세가율이 50%에 그쳐, 잔금이 부족한 투자자들이 분양가보다1,000만~2,000만원 싸게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매기는 없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12월 입주하는 40평대 아파트는 2억원 이하로도 전세 맞추기가 힘들다”며 “분양권 매매가 안돼 전세를 주려고 했던 투자자들은 전세값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투자자뿐만 아니라 새집으로 이사하려 했던 실수요자들도 8·2부동산 대책, 가계부채 대책 등으로 인한 ‘거래절벽’ 때문에 기존 집이 안 팔려 잔금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박홍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택업체들 상대로 조사한 결과, 입주자들이 기존 보유한 주택 매각이 지연돼 새 아파트에 입주를 못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내년 4월 이후 거래절벽이 심화되면 기존 집 팔기는 더 어려워져 이 같은 상황은 이어질 전망이다.



◇향후 전망은 = 관건은 입주 물량이 전체 주택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다. 당분간 새 아파트 공급이 집중된 수도권 지역의 입주 몸살은 불가피하다. 인근 지역의 기존 아파트도 입주태풍의 영향권에 있다. 화성동탄1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동탄 2신도시에서 새아파트가 쏟아지면서 동탄 1신도시도 전세값은 기존대비 3,000만~4,000만원, 매매는 1,000만~2,000만원 조정됐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 중랑구 역시 인근 수도권인 별내지구, 갈매지구, 다산신도시 등에서 입주가 시작되면서 전세·매매에 영향을 받고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장은 “그동안 갭투자의 버팀목이었던 전세값이 빠지는 것 기존 및 신규 갭투자자에 아킬레스 건이 될 것”이라며 “‘똘똘한 한 채’ 전략으로 서울 요지의 집은 보유하고 수도권 집은 처분하려는 투자자가 늘면 수도권 일부 지역의 집값은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과거 1기 수도권 입주시기와 같은 ‘메가톤’급 영향까지는 없을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당시 집값이 빠지면서 토지 투자로 유동성이 몰렸지만 지금은 여유자금이 주택시장에 머물 것이란 얘기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은 약세가 불가피하다”면서도 “주택시장의 주세력인 중장년층이 주식이나 토지로 눈 돌리지 않아 여전히 돈은 주택시장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의 선행지표인 분양물량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줄어들고 있는 점도 일시적 공급과잉 몸살에 그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도 “8·2대책 이후 올해 이미 분양이 줄고 있어 2019년부터는 다시 입주량이 줄어들 것”이라며 “과거 금융위기 이후와 같은 미입주 대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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