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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팔 잘린 원숭이 입니다" 신음하는 북촌의 눈물

북촌, 한옥마을, 관광지, 서울시, 정주권 침해

'우린 팔 잘린 원숭이 입니다' 신음하는 북촌의 눈물
[영상]신음하는 북촌, 상실한 마을의 기능 “우린 팔 잘린 원숭이가 아니에요” /서울경제유튜브
“우리는 (동물원의) 팔 잘린 원숭이에요. 마을이 관광지처럼 돼버렸어요. 주민들이 보여줄 건 다 보여주면서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서 마을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어요”

서울시의 전시 행정 탓에 북촌 주민들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북촌은 주거공간에서 어정쩡한 관광지로 바뀌면서 사생활 노출, 관광객들의 노상방뇨 등 주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북촌을 이 지경으로 만든 서울시는 실태 조사만 반복하고 있을 뿐 대책 마련에는 뒷짐만 뒤고 있는 상황이다.

북촌은 현재 법적으로 관광지가 아니다. 하지만 서울시 홍보 등의 영향으로 방문객이 하루 최대 1만명에 달하는 등 관광지와 다름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시 차원의 지원과 시설·인원 배치는 전무한 실정이다. 한 주민은 “지난달 21~22일 북촌 축제가 있었지만 정작 주민들은 아무도 모른다. 서울시가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면서 주민들 배려는 전혀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또 “노상방뇨, 쓰레기, 소음 등 불편 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닌데도 시에서는 시정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이 때문에 관광객 때문에 주민들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이른바 ‘투어리스티피케이션(관광+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가속화 하고 있다. 종로구 주민등록인구 현황에 따르면 올 8월 북촌(가회동, 삼청동) 인구는 총 7,537명으로 2012년(8,719명)에 비해 13.5%나 줄었다. 서울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서울시의 관광 정책은 양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 왔지만 일부 지역은 수용 능력에 한계에 달했다”며 “마을의 주인인 주민들의 정주권(지역생활권의 일정한 공간범위 내에서 일상생활의 기본욕구를 제공받을 수 있는 공동이용권)이 침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린 팔 잘린 원숭이 입니다' 신음하는 북촌의 눈물
'우린 팔 잘린 원숭이 입니다' 신음하는 북촌의 눈물
[영상]신음하는 북촌, 상실해가는 마을의 기능 /서울경제유튜브캡쳐
북촌 주민들은 ‘마을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재산세 감면과 현실적인 리모델링비 지원 등 재정 지원과 공용화장실·공용주차장 등 편의시설 설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 다른 북촌 주민은 “(관광지화로) 외부 차량 때문에 주민들 주차 공간이 부족해서 주민들이 맨날 딱지를 떼인다”며 “관광객들이 구경할 수 있는 동네로 만들어놓고 불편함만 감수하라고 하니 떠나는 사람이 늘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북촌 주민들에게만 특혜를 주기 어렵고 담당 인력도 부족하다며 대책 마련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북촌뿐 아니라 서촌과 이화동 주민들의 불편사항까지 최대한 수렴해서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민들 요구대로 관광지로 지정될 가능성도 낮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관광지로 인정하면 입장료를 받아야 하는데 사람 사는 골목길을 통제해서 입장료를 받는 것은 힘들다”며 “주민의 정주권 문제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정수현기자·김연주인턴기자 valu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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