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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주의 '눈물겨운' 서울 상경기

'저도주' 열풍 타고 수도권 공략 나섰지만 실적 악화 쓴맛…안방시장도 위기





# 광주·전남이 연고지인 보해양조(000890)가 서울 등 수도권에 발을 들여 놓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다. 1996년 벌꿀을 넣은 프리미엄 제품 ‘김삿갓’을 선보인 데 이어 1997년에는 ‘곰바우’를 수도권에서 팔았다. 2000년대 초반에는 소주인 ‘잎새주’를 전면에 내세우며 ‘참이슬·처음처럼’의 아성에 도전했다. 하지만 잎새주의 서울 공략은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현재 광주·전남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광주·전남 보해양조

‘잎새주’ 이어 ‘아홉시반’도 철수

막대한 출혈에 대표는 영업 손떼



서울 등 수도권 소주 시장에 공격적인 출사표를 던졌던 지역 주류업계 강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의욕 있게 추진했던 ‘지방 소주 서울 상경’ 프로젝트가 거꾸로 실적 악화로 이어지면서 연고지에서 조차 위태로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잎세주를 앞세웠던 보해는 다시 한번 수도권 공략에 나선다. 2015년 창업주 3세인 임지선 대표가 취임하면서 이번에는 ‘저도주’를 무기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4년 4월에 젊은 감각의 소주 ‘아홉시반’을 출시했고 이듬해에는 탄산주인 ‘부라더#소다’도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보해가 지금까지 적지 않은 자금을 마케팅에 투자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투자에 비해 수도권 시장점유율은 단기간에 오르지 않았다. 아홉시반은 출시 8개 월 만에 수도권에서 철수했다. 탄산주 역시 초기에는 인기를 끌었으나 하이트진로 ‘이슬톡톡’에 밀리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출혈로 인해 임 대표는 결국 국내 영업에서 손을 뗐다. 현재는 해외 사업만 맡고 있다. 아울러 각자 공동대표인 채원영 대표이사도 최근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여기에 실적 부진 여파로 인해 명예퇴직도 고려 중이다.



경남·부산 무학(033920)

‘좋은데이’ 올인에도 실적 쇼크

연고지 점유율는 25%P 줄어



경남 지역 주류 업계 강자인 무학도 예외는 아니다. 이 회사는 지난 2015년 최재호 회장이 3년 만에 경영에 복귀하며 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혔다. 주력상품인 소주 ‘좋은데이’가 16.9도로 낮은 알코올 도수로 부산·울산·경남에서 점유율 80%에 이르는 인기를 끌던 터였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 ‘좋은데이 과일소주’ 시리즈를 선보였다. 최 회장은 기존 영업인력들을 수도권에 전진 배치하는 조직 개편을 했다. 무학은 수도권에서 영업활동을 강화하며 인지도를 크게 올렸다. 하지만 수도권 진출 3년째인 올해도 영업·마케팅 등에 적극 투자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미미한 상태다.

이는 실적 악화로 연결되고 있다. 보해는 지난 2016년에 6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무학의 작년 영업이익은 520억 원으로 수도권에 진출하기 전인 지난 2014년보다 약 36% 줄었다. 수도권에 집중하는 사이 안방에서도 경쟁업체들의 거센 도전도 받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무학의 부산지역 점유율은 올 연초 75% 수준에서 2·4분기 50% 초반으로 내려갔다. 보해의 경우 잎새주의 광주·전남지역 점유율이 한때 90%에서 50%대로 하락했다.

부진을 타개하려는 두 업체의 움직임은 엇갈린다. 무학은 오는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충주공장을 거점으로 수도권 소주시장 공략을 멈추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하이트진로 마산 공장 인수에 관심을 두는 등 맥주 사업에도 발을 들여 놓을 계획이다. 반면 보해양조는 호남지역 지키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수도권 영업활동은 탄산주·과실주 등 소주 이외의 품목으로 한정한 상태다./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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