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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수험생엔 너무 힘든 '수능길'

서울 시험장 유형별 5곳뿐이고

콜택시 이용자격은 1~2급 한정

부모 도움 없이는 입실 어려워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 23일 오전7시35분, 한 시각장애인 학생과 어머니가 초조한 얼굴로 서울 종로구의 한 사거리에 섰다. 학생은 시험에 늦을까 봐 신림동에서 새벽6시에 출발했지만 버스가 밀려 1시간30분 후에야 경복궁역에 도착했고 설상가상으로 길까지 잃었다. 다급해진 어머니의 요청으로 경찰이 수험생과 어머니를 순찰차에 태워 입실 10분 전인 오전8시에 서울맹학교에 도착했다. 어머니 김정자(57)씨는 “장애수험생 고사장이 한정적이라 멀리서 올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전국 장애인 수능 응시희망자가 700명을 넘어섰지만 수험생의 고사장 이동권은 여전히 찾아보기 어렵다. 이날 서울 지역 장애수험생은 서울맹학교·서울농학교·경운학교 등 총 5곳에서 시험을 치렀다. 장애유형별로 고사장이 1곳밖에 없다 보니 사실상 서울 전 지역의 수험생이 한 고사장으로 모여야 했다. 자가용이 없거나 학부모가 태워다주기 어려운 집안의 장애수험생은 고사장까지 찾아가는 것 자체가 ‘도전’이 될 수밖에 없다.

장애수험생에게 마땅한 이동수단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장애인콜택시’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용자격은 1~2급에 한정된다. 수능을 치러 오는 3~4등급 경증 장애인은 콜택시를 이용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실제로 올해 수능 당일의 서울 지역 장애인콜택시 이용률은 총 8건에 불과했다. 지역 편차도 커서 서울·경기 일부 도시를 제외하면 장애인콜택시 보유 대수가 현저히 낮다. 경기 지역 31개 지자체 가운데 장애인콜택시 보유 대수가 전무한 지자체는 5곳, 10대 이하인 곳이 7곳이었다.

한 특수학생 지도교사는 “장애수험생이 장애 대상 수시전형에 합격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입시에서 수능점수가 중요해 가급적 시험을 보려는 학생이 많다”며 “수시를 봤다 해도 수능을 보러 갈 기회가 동등하게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수험생들의 이동권 보장이 잘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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