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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죽하면 현대·기아차가 성장전략 버리겠나

글로벌 판매부진에 시달리던 현대·기아차가 내년 판매목표를 770만대로 낮췄다. 올해보다 50만대나 줄었다. 이 정도면 그동안의 성장전략을 버리고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선회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추격이 빨라지고 미국의 보호주의가 거세지는 환경에서 단기간에 판매부진을 만회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기에 원화강세까지 겹쳤으니 낙관론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현대·기아차 부진의 직접적 원인이 외부 충격에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중국 자동차는 더 이상 가격만 싼 ‘비지떡’이 아니다. 2012년 외국 차의 절반 수준에 그쳤던 품질은 이제 80% 수준까지 높아졌고 최고 안전등급을 받은 신차 비율도 90%대까지 높아졌다. 저렴한데 품질도 크게 뒤지지 않으니 한국 차가 밀릴 수밖에 없다. 미래 자동차 분야에서도 미국과 중국·일본이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명함을 내놓기도 힘들다.

더 큰 문제는 외부환경이 나빠지는 가운데 내부여건마저 좋지 않다는 점이다. 현대차가 국내에서 차 한 대를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은 해외보다 12시간이 더 걸릴 만큼 노동생산성이 낮다. 그럼에도 노조는 기본급 15만원 이상 인상과 순이익 30%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5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회사 실적이 나빠지든 말든 제 잇속만 챙기면 그만이라는 속셈이다. 한숨만 절로 나온다.



현대·기아차의 위기는 그들만이 아니라 1만개 협력업체와 여기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삶과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다. 최소한의 해법은 이미 나와 있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고 유연성을 키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성과에 따라 대우를 달리하는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이유다. 현대·기아차 노조가 지금처럼 제 몫 챙기기에만 급급하면 회사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국내생산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노조는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회사도 살리고 근로자들의 삶의 질도 개선하는 길인지를 곰곰이 생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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