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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절벽에 자금 긴급수혈...박대영 사장 거취도 주목

[삼성중공업 1조5,000억 유상증자]

"4년 연속 적자 전망 공시는

내년 업황 보릿고개 넘기고

경영 정상화 위한 것" 분석 속

60대 잇단 퇴진에 朴 거취 촉각





삼성중공업이 1조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것은 마주한 현실을 냉정히 받아들이기로 한 결과다. 조선업은 보통 수주를 한 후 설계 등을 거쳐 실제 건조까지 2년여의 시간이 걸린다. 내년에 일할 물량은 지난 2016년에 따낸 것이다. 문제는 2016년에 수주한 금액이 목표액(53억달러)의 10% 수준인 5억달러라는 점이다. 올해 수주액(74억달러·약 8조1,400억원) 가운데 내년에 발생할 매출도 2조7,000억원에 불과하다. 내년 전체 매출 전망은 올해(7조9,000억원)보다 35% 줄어든 5조1,000억원. 삼성중공업은 “매출은 줄어들지만 인건비와 운영비 등 고정비용 부담은 계속된다”며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적 전망과 유상증자가 필요한 사실도 알렸다”고 설명했다.

클락슨리서치 등 국내외 연구기관은 내년을 업황 회복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내년 신규 선박 발주액 전망치는 809억달러로 업황이 바닥이었던 2016년(377억달러) 대비 114%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삼성중공업의 경쟁력이 높은 해양플랜트 발주액은 145억달러로 올해(86억달러)의 두 배, 2016년(51억달러)의 세 배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은 내년에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만 6,600억원에 달한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 금액과 2016년 유상증자 등으로 마련한 가용자금(1조3,000억원), 내년 현금유입액(9,000억원)을 합쳐 보릿고개를 넘어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가 끝나기도 전에 내놓은 대규모 연간 적자 공시(4,900억원)를 두고는 해석이 엇갈린다. 3·4분기까지 716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순항하던 회사가 4·4분기를 한 달 남겨두고 5,600억원의 적자를 공시했기 때문이다. 적자의 내용은 진행 중인 공사의 원가 증가액(2,800억원)과 신규 수주한 상선의 적자 예상액(1,100억원), 발주처와 문제를 빚고 있는 시추선의 공정가치 하락액(900억원), 강재 가격 상승액(400억원) 등으로 대부분 평가액을 산정해 한 번에 털어내는 형태다.



이 때문에 최근 2년째 영업적자에 시달리던 삼성중공업도 경영진이 바뀌는 쇄신을 마주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보통 최고경영자(CEO)가 바뀔 때 전임의 부실을 털어내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예상 실적 발표에 박대영 사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석은 두 가지다. 이번 발표는 박 사장이 내년 업황 보릿고개를 넘기고 경영을 정상화해 명예로운 퇴진을 하기 위한 것과 후임 사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배려하는 차원이다. 하지만 최근 삼성계열사가 ‘CEO 퇴진 60세 룰’에 따라 줄줄이 교체하는 물결을 박대영(64) 사장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또 이번 삼성중공업의 대규모 적자 공시는 시장에 우리 조선업체들의 수익성 회복이 예상 같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도 던졌다. 삼성중공업이 반영한 손실 가운데는 신규 수주한 상선의 적자 예상액(1,100억원)이 있다. 수주는 늘었지만 워낙 낮은 가격으로 받아 되레 적자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깜짝 발표는 올해 수주한 선박들의 수익성이 시장 예상을 밑돌 수 있다는 것”이라며 “다른 조선사들의 수주 선가도 삼성중공업과 차이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 수주액이 예상치를 밑도는 바람에 올 10월 자구계획을 달성했는데도 추가 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고 대우조선 역시 국내외 계열사를 모두 매각하거나 청산하고 있다. 수익성이 더 악화되면 내년 이후 조선업황 회복의 온기가 우리 조선업체에 닿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구경우·김우보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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