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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채굴' 다단계 국제 사기단 기소

1만8,000명에 2,700억 가로채

마이닝맥스 임직원 등 36명 입건

90년대 인기가수 박정운도 포함

최상위 투자자에 고급차 등 지급





아내가 말기 암으로 투병 중인 폴란드인 B씨. 가상화폐 채굴 작업에 투자한다는 사업설명을 듣고 전 재산을 투자했다.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가 아니라 채굴 사업에 투자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돈을 입금한 뒤 채굴기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 8,000㎞를 날아와 한국에 온 그는 망연자실했다. 상상했던 채굴기를 볼 수는 없었다. 그가 목격한 것은 운영진 손목에 채워진 명품시계와 그들이 타고 다니는 고급 승용차였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가상화폐 채굴 사업에 투자하겠다며 다단계 방식으로 수천억원의 돈을 챙긴 국제 사기단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중에는 지난 1990년대 초반 ‘오늘 같은 밤이면’ 등의 노래로 인기를 끌었던 가수 박정운(55)씨도 포함됐다.

인천지검 외사부(최호영 부장검사)는 다단계 방식으로 가상화폐 채굴기 투자자를 모집한 마이닝맥스와 계열사 임직원 등 36명을 사기 및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최상위 투자자 등 18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해외로 달아난 마이닝맥스 회장 등 7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고 국내에서 도주한 최상위 사업자 4명을 지명수배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0월까지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생성할 수 있는 채굴 사업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이더리움으로 돌려주겠다고 속여 한국·미국·일본 등 전 세계 54개국에서 1만8,000명을 대상으로 2,700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국가별 피해자는 한국 1만4,000여명, 미국 2,600여명, 중국 600여명, 기타 700여명이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가상화폐다.

마이닝맥스는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2,700억원 가운데 750억원만 채굴기를 사는 데 썼다. 나머지는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한 최상위 투자자들에게 수당 등으로 지급했다. 채굴기 판매대수에 따라 1~5스타로 나눠 1인당 최대 40억원 등 수당으로만 570억여원을 지급했다. 또 이들에게는 벤츠·롤렉스 등을 상품으로 줬다. 모집책들은 미국 하와이와 라스베이거스 5성급 호텔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호화 사업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가수 박씨는 이 회사의 홍보대행사 대표를 맡아 올해 8~10월 8차례에 걸쳐 회사자금 4억5,000만여원을 빼돌린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가상화폐 채굴 사업에 투자하면 가상화폐로 투자수익을 지급하겠다는 방식의 사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가상화폐 투자 열풍에 편승한 대규모 국제 사기범죄인 만큼 끝까지 추적해 엄벌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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