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 평창·군사회담 합의한 남북, 아직 갈 길이 멀다

남북이 2년여 만에 열린 고위급회담에서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성공했다. 회담 후 발표한 공동보도문에서 북측은 평창동계올림픽에 선수단과 응원·예술단 등 외에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며 남측은 이에 필요한 편의를 보장하기로 합의했다. 다른 분야에서도 진전이 있었다. 우리 측이 제의한 군사당국회담을 북측이 수용하고 ‘우리 민족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라는 원칙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남북이 3개 항에 합의하면서 대화의 대상은 평창을 넘어 남북관계 전반으로 확대됐다. 이산가족 상봉이 빠진 것이 아쉽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협력 활성화’라는 내용으로 여지를 남겼다.

나쁘지 않은 결과다. 평창올림픽과 관련해서는 고위급 대표단 파견이라는 예상 밖의 소득을 올렸고 군사당국회담 개최는 합의를 확신하지 못했던 사안이다. 회담이 진행되는 도중 2년간 끊겨 있던 서해 군 통신선이 복원되는 깜짝쇼도 있었다. 이 정도면 기대했던 수준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히 나타났다. 북측은 우리 측이 한반도 비핵화 평화 정착을 위해 대화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핵 문제는 남북 대화의 주제가 아니라 미국과 협상할 사안이라는 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남북 대화의 지평을 핵까지 넓히려던 우리 정부에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고위급회담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속단해서는 안 된다. 이제 겨우 첫술을 떴을 뿐이다. 앞으로 어떤 난관이 나타날지 알 수 없다. 지금은 북측이 분위기만 살폈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북제재 해제 같은 요구를 평창 청구서로 내밀 수 있다. 대화 분위기 조성을 핑계로 한미연합훈련을 걸고넘어질지도 모른다. 방심해서는 안 된다. 거듭 말하거니와 우리의 최종 목적은 한반도 비핵화의 평화적 달성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한편으로는 대화를, 다른 한편으로는 대북제재 공조를 공고히 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제비 한 마리 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