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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왜 이렇게 강남 집값에 매달릴까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강남 시세동향 걱정할 수준 아냐

지방 부동산 하락세가 급한불

당장의 숫자에 휘둘리지 말고

국가 전체 관점서 정책 마련을





이번 정부 들어서 거의 매달 부동산 관련 정책 및 언급이 나오고 있다. 대책이 나온 것만 해도 몇 번인지 모를 정도로 쏟아내고 있다. 일반적인 대책을 넘어서 이제는 국세청·검찰까지 동원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지난해 8·2대책 이후 강남 및 서울 부동산 시장은 주춤하는 시늉을 보였으나 결국 다시 오르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폭등 양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 정책의 출발이 되는 지금 시장에 대한 진단이 적절한가를 먼저 봐야 할 것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주간 단위로 발표되는 당장의 숫자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이 어떤지 파악해야 한다.

1986년부터 조사를 시작한 KB부동산 지수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지난 1986년부터 2017년까지 전국 아파트 가격은 연평균 5.58% 상승했고, 서울과 강남아파트는 6.12%, 6.79% 상승했다. 최근의 동향을 보기 위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가격을 살펴보면 전국 아파트는 2.65%, 서울 1.03%, 강남 1.05%, 지방은 3.97% 상승했다. 지방이 더 올랐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는 1.31%, 서울 아파트는 5.28%, 강남아파트는 6.44% 올랐고 지방 아파트는 -1.39%로 오히려 빠졌다. 서울과 강남의 아파트 상승이 높기는 하지만 역사적으로 봤을 때, 그리고 세계 대도시의 가격 상승과 비교해봤을 때 우리는 비교적 안정적인 가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된다.

실제 금융 위기 이후에 강남아파트는 우리 상식과는 다르게 무려 5개년 동안 빠졌다.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정확히 절반의 기간 동안 빠진 것이다. 많이 빠진 2012년에는 5.15%나 빠졌다. 그해 지방은 3.76% 상승했고 그 전해인 2011년에는 지방 아파트값이 무려 18.64%나 폭등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물론 그해에도 강남아파트는 0.62% 빠졌다. 그러던 것이 최근 3년간 강남아파트는 연평균 5.45% 올랐다. 강한 상승이다.

이렇게 강한 상승의 이면에는 저금리로 형성된 막대한 자금이 더욱 몰렸다는 점과 지방 집값 하락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강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점, 그리고 자사고 폐지 등에 따른 학군 특수 등이 수요 측면의 상승 요인이고, 재건축 규제와 신규 개발택지 부족 등이 공급 측면의 상승요인이다. 이를 정부에서는 수요측면의 규제로만 억제하려고 시도했다가 최근 그린벨트 내 택지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정책의 균형을 잡는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각종 연구결과에 따르면 강남의 집값은 재건축을 통한 공급 증가에 의해서, 그리고 인접한 성남·과천·하남에서의 택지공급을 통해서도 가격이 안정되므로 이들 지역에 대한 공급을 늘린다면 중장기적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금 단기적으로 아파트 값을 잡기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선진국 대도시의 경험을 봤을 때 거의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이러한 대책의 결과로 다주택자들이 주택 투자를 줄이게 된다면 임대주택의 대부분을 공급하는 민간임대시장이 축소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가게 된다. 실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다주택자를 임대주택 공급자로 중시하면서 각종 인센티브를 주고 있는데 우리는 정확히 그 반대로 움직이고 있어 우려가 된다.

오히려 걱정해야 할 것은 지방 시장의 악화로 인한 경기 침체다. 최근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것도 걱정이지만, 지방에 대한 지수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지지난해와 지난해에 빠졌다는 점도 걱정이다.

얼마 전 지방에 거주하는 분과 통화한 내용이 떠오른다. 지방에 집을 두 채 가지고 있는데 팔려고 해도 팔리지 않고, 이자 부담으로 인해 생활조차 힘들다는 내용이었다. 강남에 매달리는 동안 지방은 벌써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전체를 보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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