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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심상찮은 홍해





1877년 이후 80년 가까이 영국의 통치를 받아온 수단은 1956년 독립을 선언했다. 북위 22도를 경계로 하는 이집트와의 국경선도 정해졌다. 문제는 북위 22도 이북에 있는 ‘할라이브 트라이앵글’이라는 삼각형 모양의 땅 주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이집트는 실효 지배를 이유로 2만580㎢에 달하는 이 땅이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했지만 수단은 1902년 영국이 행정경계를 설정하면서 이곳을 수단의 영토로 편입한 적이 있는데다 주민의 절반 이상이 자기 민족이라는 점을 내세워 관할권을 넘겨줄 수 없다고 맞섰다. 이집트와 수단의 할라이브 영토 분쟁은 이렇게 시작됐다.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이곳이 세계 원유 수송의 길목인 홍해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상당량의 석유자원이 매장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1년 12월 수단이 홍해 연안의 석유 탐사권을 캐나다 업체에 양도하자 이집트가 반발하면서 충돌 상황으로 치닫기도 했다. 이집트는 1992년 3월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자 국경 초소를 증설했고 한 달 뒤에는 총격전까지 발생했다.

이후 양국 관계는 나빠져만 갔다. 설상가상으로 1995년 6월 에티오피아를 방문하고 있던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에 대한 암살미수 사건이 터졌다. 무바라크는 자신의 암살미수 사건에 수단 정부가 개입돼 있다고 비난하면서 보복을 다짐했고 이로 인해 양국 국경에서 총격전이 발생하는 등 전면적인 무력 충돌 조짐이 일기도 했다.



최근에는 터키가 개입하면서 양국의 갈등이 더 꼬이고 있다. 지난해 12월24일 수단을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홍해의 작은 섬 수아킨을 99년간 임차하기로 합의한 때문이다. 터키 측은 이곳을 역사관광지로 개발하겠다고 밝혔으나 이집트 측은 해군기지 건설용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반발한 이집트가 수단과 접한 에리트레아에 무장 병력을 배치하자 수단은 카이로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등 갈등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가뜩이나 이란 시위 등으로 최근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는 상황인데 홍해를 둘러싸고 이집트와 수단 간의 갈등이 심해질 경우 원유 수급 불안이 증폭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오철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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