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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누에치던 방’ 어른이 되어서도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자기검열은 넣어둬~

찬란한 과거는 기억의 서랍 속에 넣어둔 채, 억압받는 어른으로 성장한 이들에게 ‘오래된 현재’를 조우하게 하는 영화를 만났다.

상실의 공간 서울, 외로운 이들이 기대어 살아가고 있는 관계의 초상을 예민한 감각으로 포착한 ‘누에치던 방’이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그 시절 우리의 단짝 친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문득 궁금해지고, ‘어른이 되어서도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에 대한 쉽지 않은 질문에 불친절한 답변을 던져 줄 영화일지도.

영화 ‘누에치던 방’(감독 이완민/ 제작 윈드웰러스 필름, 영화사 잠)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지난 2011년 단편 ‘가재들이 죽는.’이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 받으며 새로운 감각을 지닌 창작자의 등장을 알렸던 이완민 감독은 ‘누에치던 방’을 통해 문학적 향취와 영화적 실험이 풍성하게 겹을 만드는 장편 데뷔작을 완성해냈다.

영화 ‘누에치던 방’은 잠실을 배경으로 우연히, 그 시절 오래된 단짝의 기억을 마주한 채미희(이상희 분)와 조성숙(홍승이 분)의 관계를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특히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유년과 현재를 오가며 전개되는 독특한 구성 때문에 영화는 더욱 더 비밀스럽다.



이완민 감독




이완민 감독은 영화를 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암담해서 쓰게 됐다”며 “(과거에 친구들에게 받은)편지들이 있는데 편지들을 모아야하는지 버려야하는지 모르겠더라. 어떻게 해야지 하는 그런 질문들을 따라갔던 것 같다. ”고 설명했다. 연출 의도에 대해선, “의도가 없도록 노력을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작품이 흥미로운 점은 일반적인 드라마와 달리 인물들이 다 독립적이란 점. 주인공을 위해 보조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인물들 각각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이에 대해 감독은 “패키지 여행이 아닌 배낭여행이랄까. 관객들이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릴 수 있게 했다. 관객 개입 여지가 많은 영화이다”고 설명했다.

“어른이 되어서도 친구를 사귈 수 있는지 궁금했다. 유년기 때 친구들과 어른이 되서 만나서 친구가 같은지 다른지를 묻는 과정이었다”고 영화 촬영 과정을 되돌아본 감독은 “편안함과 불편함 기준으로 장면을 배치했고, 신과 신이 만났을 때 어떤 작용을 하는지 들여다봤다”고 연출 포인트를 전했다.

영화의 제목을 ‘Jamsil’(잠실)과 ‘누에치던 방’으로 연결지은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첫 번째로는 전 단계, 우리가 많이 이야기하는 누에가 나비가 된다는 의미에서 전 단계를 의미할 수도 있고 공간적인 의미로도 설명 할 수 있다. 고시원이라던지 옥탑방이라던지 혹은 누군가의 마음으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

또한 잠실이라는 지역이 가지는 특수성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예전에 잠실이 뽕밭이었는데, 지금은 주공 아파트와 제2롯데월드도 들어왔다. 그런 공간의 특수성, 97년 IMF 이후 각자도생을 하게 된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배우 이상희는 극중 나오는 대사를 인용해 “우리가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 개개인에겐 모든 게 처음이다. 다들 용기를 가지고 해치웠음 좋겠다. 모든 처음들을”이라고 말하며 위로와 용기를 던졌다.

또한 배우 김새벽은 “고등학생 시절처럼 막힘이 없고, 조금이나마 자기검열이 없는 상태가 됐으면 좋겠다 말씀해주신 감독님으로 인해 의미 있는 순간을 겪었다”고 전했다.

한편, 상실의 공간 속에서 서로의 흔적에 기대어 살아가는 현대인의 정서와 관계를 섬세하게 표현한 영화 ‘누에치던 방’은오는 1월 3 1일 개봉한다. 지난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에 초청되어 시민평론가상을 수상하고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 제22회 인디포럼, 제12회 런던한국영화제, 제12회 파리한국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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