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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세브란스 0명 VS 밀양 세종 191명 사상자 '극과극'...기본 수칙이 생사 갈랐다

스프링클러·방화문·소화전

신촌 세브란스는 정상 작동

밀양 세종병원선 제기능 못해

소방훈련·신속한 신고 차이에

피해 규모·골든타임도 달라져





원인은 같았지만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3일 오전 7시 56분께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로비층인 3층 복도에서 전기합선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입원 환자 등 300여 명이 긴급대피했지만 연기를 일부 흡입한 8명을 제외하면 사상자가 아예 없었다. 반면 지난달 26일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는 사망 41명·부상자 150명 총 19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었다. 같은 전기합선 화재였지만 방화문과 스프링클러의 존재, 재빠른 신고 등 화재 대응 기본 수칙이 생사를 가른 셈이다.

두 병원 참사를 가른 가장 큰 차이는 스프링클러와 방화문 작동 여부였다.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선 불이 나자마자 화재가 감지된 3층 스프링클러가 작동해 화재구역에 물을 뿌렸다. 층마다 방화문이 닫혀 있어 건물 내부로 연기가 번지지도 않았고 3층 내 소화전 1개도 정상 작동했다.

반면 밀양 세종병원엔 아예 스프링클러와 옥내 소화전이 없어 초기 화재 진화에 실패했다. 현행법상 스프링클러와 소화전 설치 의무는 6층 이상인 건물과 연 면적 3,000㎡인 건물부터 적용되는 까닭이다. 밀양에서는 방화문도 제기능을 못했다. 1층에는 방화문이 아예 없었고 2·3·5층 양쪽 비상출입구에 설치된 방화문은 불길에 찌그러져 연기가 다량 유입됐다. 경찰은 세종병원이 비용 절감을 위해 값싼 재질의 방화문을 썼는지 조사하고 있다.

정기 소방훈련을 한 점도 중요했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은 매년 인근 소방서와 연계한 자체 소방훈련을 2회 의무 실시하고, 각 부서별 소방훈련도 최소 1회 실시하고 있다. 덕분에 대피요령이 몸에 익은 직원들은 소방차가 오기 전까지 본관 전체에 대피 안내 방송을 했고 방송이 안된 본관 20층은 간호사들이 직접 대피를 유도했다. 반면 밀양 세종병원은 자체 소방훈련만 연 1회 실시했고 대피 안내방송도 없어 환자들이 우왕좌왕했다.



신고 시간이 빨랐다는 점도 중요한 차이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화재 발생 3분 만인 오전 7시 59분 소방서에 화재를 신고했고 소방차는 5분 뒤인 8시 4분 현장에 도착했다. 소방당국은 병원 내 화재임을 감안, 8시 12분께 인근 소방서를 동원하는 ‘소방대응 1단계’를, 8시 45분께 2∼5개 소방서를 동원하는 ‘소방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덕분에 구급차·소방차 등 소방장비 95대와 소방·구조인력 등 293명이 현장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반면 밀양 세종병원은 119신고가 늦어 초기 골든타임을 놓쳤다. 세종병원은 오전 7시 25분께 화재가 발생했지만 신고는 7분 뒤인 7시 32분에야 접수됐다. 병원 직원들이 소화기를 들고 자체 진화를 시도하다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기 때문이다. 밀양 소방서의 대응도 논란이 됐다. 현장에 두 번째로 도착한 소방차의 소화기에서 3분 가까이 물이 나오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살수 기능에) 문제가 있어서 물을 늦게 뿌린 것은 아니다”며 “차량 성능마다 물이 나오는 속도가 다르다”고 해명했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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