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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Market] 고령화 시대의 핵심산업 '의료기기'

이레나 이화여대 의대 의공학교실 교수

고령화로 가족돌봄 HW수요 증가

제조업·IT·의료기술 모두 앞선 韓

정부, 핵심개발산업으로 투자를





정부가 오래전부터 정보기술(IT) 산업의 육성을 강조하며 많은 투자를 한 결과 우리나라에서도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IT 기업들이 많이 배출됐다. IT 분야의 높은 인지도 덕분에 한국 의료기기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 최근 열린 두바이 의료기기 전시회에는 175개의 한국 기업들이 참석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또 최근 막을 내린 치과전시회에도 많은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필자도 벤처회사를 창업해 해외에 의료기기 판매를 시작했는데 ‘메이드인 코리아(made in Korea)’라고 하면 해외 고객들의 호응이 높은 것을 경험한다. 한국의 IT 브랜드 이미지 덕분이라고 생각하니 큰 자부심을 느낀다.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중 하나인 사물인터넷(IoT)은 인터넷에 관한 기술이 아니라 바로 사물에 관한 기술이다. 사물들이 진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의 주체는 제조업체가 IoT 기업으로 변화되는 것이고 미래에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제조업 분야가 바로 의료기기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건강 관리와 높은 수준의 의료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며 실제로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질적·양적 수요가 증대된다.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돌봄 서비스의 필요성은 늘어가는데 인건비는 상승하므로 돌봄 기능을 제공할 의료기기 시장이 커지게 될 것이라는 점은 명약관화하다.

미래의 의료 서비스는 대부분이 물리적 생활환경 반경 내에서 이뤄지는 과정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자신이 직접 자신의 건강을 돌보기 위해 단순한 태블릿 이상의 기능을 갖춘 개인형 의료기기가 필요하게 될 것이며 이런 기구들은 집안의 손톱깎이만큼이나 대중화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에도 이미 마사지 소파와 허리 마사지 침대, 치아관리기구·피부미용기구 등 넓은 의미에서 준의료기기에 해당하는 장비들이 폭넓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자신과 가족의 몸을 돌보는 것은 큰 기쁨을 주기 때문에 의료기기 분야의 잠재적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병원에서 사용되는 고도의 장비들 역시 산업 전망이 밝다. 암을 치료하는 방사선 치료기기는 장비 한 대당 수십억원에서 수천억원이나 하지만 암환자 수요가 많기 때문에 생산성이 높은 장비로 평가된다. 현재 중국처럼 고도성장하는 큰 규모의 시장에서는 방사선 치료기기 시장이라는 블루오션이 펼쳐져 있다.



산업적인 성공뿐만 아니라 의료기기 산업의 발전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혹은 앞으로 보다 심화할 가능성이 큰 잠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핵심적으로 육성돼야 한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사회변혁 과정을 고려하지 않으면 산업의 발전을 이해할 수 없다. 앞으로 고령 인구가 많아지지만 이를 돌볼 가족 구성원은 부족해지기 때문에 노약자 및 환자 돌봄 시스템을 위한 기술개발은 고령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들을 돌보는 것은 소프트웨어(SW)가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하드웨어, 즉 의료기기들이라는 점에서 지금이라도 활발한 투자가 진행돼야 한다. 또 모든 분야에 걸쳐 거세지는 중국의 추격에서 우리나라가 선도할 수 있는 차세대 산업 분야가 바로 의료와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의료기기다.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기기 산업이 미약해 보일 수 있다.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기기들은 의미가 없고 볼품없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지속되면 의료기기 분야만큼 확실하고 큰 잠재력을 가진 시장도 없다. 우리나라는 이미 제조업과 IT 분야에서 선진적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고 의료기술 역시 매우 훌륭하다. 이처럼 삼박자가 완벽한 의료기기 제조업 분야를 정부가 핵심개발산업으로 인지하고 투자를 강화한다면 미래 경쟁력 강화와 함께 국민의 행복 증진이라는 축복으로 돌아올 것이다.

이레나 이화여대 의대 의공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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