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트럼프, 플로리다 총기참사 빌미로 FBI 공격…여론 ‘분노’

유가족·정치권 “플로리다 참사 정치 도구화 멈춰야”

플로리다 고교 총기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이를 ‘러시아 스캔들’ 돌파구로 활용하려는 행보에 여론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 /트위터 캡쳐




플로리다 고교 총기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이를 ‘러시아 스캔들’ 돌파구로 활용하려는 모습에 여론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주말 참사 현장에서 60㎞ 떨어진 본인 소유 마라라고 리조트에 머물면서 미 연방수사국(FBI)이 총격범에 관한 제보를 묵살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FBI가 플로리다 고교 총격범이 보낸 그 많은 신호를 모두 놓치다니 애석하다”며 “그들은 내 대선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입증하는 데 시간을 너무 많이 쓰고 있다”고 사태의 책임을 모두 FBI 탓으로 돌리는 트윗을 남겼다.

이는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마치 FBI가 자신과 연루된 러시아 대선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 총기난사 예방에는 소홀히 했다는 뉘앙스로 읽히기 때문이다. 이는 자신을 죄어오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수사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려는 시도로도 분석된다.

특히 이번 사건이 발생한 파크랜드 소재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학생과 교사들은 일제히 분노를 쏟아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재학생 모건 윌리엄스(16)는 트위터를 통해 “맙소사. 친구 17명이 세상을 떠났는데 당신은 뻔뻔하게도 이 사건을 러시아와 관련해 이용한다”면서 “제발 동정심이란 걸 가져봐라”고 비난했다. 졸업반 학생인 칼리 노벨도 “우리가 용납할 수 없는 게 뭔지 아는가. 바로 총격범과 우리나라의 총기규제 미비만 빼고 나머지 모두를 비난하는 행동이다”라며 “당신은 학생도 비난한다. 당신의 공감 부족은 당신이 얼마나 한심한 사람인지를 증명해준다”고 말했다.



사건 직후 총기규제를 촉구하는 집회에서 열정적인 연설로 유명세를 탄 재학생 에마 곤살레스(18)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부끄럽다”면서 “우리가 할 최선의 일은 그를 무시하고 우리의 싸움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학교 교사인 세라 러너는 “당신은 플로리다에 와놓고 학생, 교사들과는 이야기하지 않았다”면서 “당신은 사진만 찍고 골프를 쳤다. 당신은 우리나라의 수치”라고 맹비난했다.

다만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라라고에 머물면서도 여론 악화를 의식해 주말 이틀 동안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총기 참사까지 러시아 스캔들 ‘물타기’에 활용하는 등 주말 내내 트위터에 몰두한 것을 가리켜 “러시아를 뇌리에서 떨치지 못하는 누군가는 바로 대통령 자신이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정치권도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민주당 소속 루벤 갈레고(애리조나) 하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정말 사이코패스다. 17명 아이의 죽음조차도 당신에 대한 이야기로 활용하느냐”고 독설을 퍼부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을 지낸 토미 비터도 트위터를 통해 “뮬러 특검의 수사를 물타기하기 위해 아이들의 죽음을 이용하는 것을 보며 말문이 막힌다”고 비난했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