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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 "내 딸 한강은 이미 저를 넘어섰죠"

산문집 '꽃을 꺾어 집으로 돌아오다' 출간 간담회

"환상적 리얼리즘으로 신화적 세계 구현한 한강

딸의 소설 읽으며 늘 '공부 더 해야겠다' 생각"

길 잃고 다시 찾기를 반복하는 게 우리네 삶

이번 산문집은 그 각성의 기록

소설가 한승원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산문집 출간을 기념해 열린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소설가 한승원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산문집 출간을 기념해 열린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내 딸인 소설가 한강은 이미 승어부(勝於父), 즉 아버지인 나를 넘어섰습니다. ‘한강의 아버지’로 불리는 게 기분 나쁘지 않냐고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소설가 한승원(79·사진)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의 한 식당에서 자전적 산문집인 ‘꽃을 꺾어 집으로 돌아오다’ 출간을 기념한 간담회를 갖고 “자식이 잘 되는 게 최고의 효도 아니겠느냐”며 이같이 너털웃음을 지어 보였다. “저의 작품 세계가 리얼리즘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 제 딸의 작품들은 환상적인 리얼리즘이라고 할까, 좀더 신화적인 세계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요.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분야이지요. 딸의 소설을 읽으며 ‘나는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늘 생각합니다.”

자식을 향한 극진한 사랑을 드러내듯 한승원은 이번 산문집에도 뒷편에 ‘사랑하는 아들딸에게 주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싣고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조목조목 일러줬다.



비록 젊은 독자들에게 한승원은 ‘한강의 아버지’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는 그 자체로 독자적인 문학세계를 구축한 예술가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해변의 길손’, ‘다산’ 등 무수한 대표작을 보유한 그는 등단 50년이 넘은 지금까지 해마다 한 권 이상의 단행본을 내놓으며 왕성한 창작열을 과시하고 있다. 이처럼 치열하고 성실한 한승원의 작가 정신은 이번에 출간한 산문집에도 그대로 녹아 있다. 한승원은 “마치 끊임없이 바위덩어리를 굴리는 시시포스처럼 저 역시 늘 길을 잃었다가 다시 찾고, 또 길을 잃고 다시 올바른 방향을 찾아 나서면서 인생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 책은 그 각성의 기록이자 나의 인생살이를 오롯이 담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편집자가 먼저 ‘꽃을 꺾어 집으로 돌아오다’라는 제목을 제안했는데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우리가 삶의 이상을 추구하는 모습이 ‘꽃을 꺾어’라는 표현에 집약돼 있다면 ‘집으로 돌아오다’는 그 성취를 통해 자기 인격을 완성하는 모습을 상징하는 문구입니다.”

한승원은 시대의 어른으로서 젊은 세대를 향한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작가는 “자신을 둘러싼 세상이 ‘헬조선’처럼 힘들더라도 그것을 극복하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은 본인의 몫”이라며 “늘 도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화나 목련은 겨울 동안 웅크리고만 있는 게 아닙니다. 도전적으로 봄의 열매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지요. 엄동설한을 잘 이겨내면 봄이 왔을 때 비로소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을 피워낼 수 있습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사진제공=불광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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