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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파장에 균일가 무너지는 치킨체인점

가격인상 압박 점점 커지는데

본사, 정부 눈치에 인상 주저

가맹점주들 각자도생 확산에

같은 동네도 지점별 가격 달라

배달료 포함 여부도 들쑥날쑥





# 지난 주말 가족들과 치킨을 시켜 먹으려던 이정연 씨는 혼란스러웠다. 분명 인터넷에는 해당 프랜차이즈의 프라이드 치킨 가격이 1만 6,000원이라고 명시돼 있는데, 막상 지점에 시켜보니 1만 8,000원을 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배달료냐”고 물어보니 “2월부터 가격이 올랐다”는 답이 돌아왔다. 혹시나 하고 같은 브랜드의 다른 지점에 연락해봤더니 1,000원에서 2,000원까지 가격차이가 벌어졌다. 이 씨는 “프랜차이즈는 같은 서비스를 같은 비용에 누릴 수 있는 게 최대 장점 아니냐”며 “이렇게 가게마다 가격이 다르면 개인 치킨집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말했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동일 제품·동일 가격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가격 인상 압박이 커졌지만 치킨 업계가 정부의 눈치를 보며 가격 인상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참다못한 가맹점주들이 자체적으로 가격을 올리거나 배달료를 받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이제는 같은 지역에서도 서로 다른 가격에 치킨을 사 먹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의 각자도생이 확산하면서 프랜차이즈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 균일가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며 “본사 역시 가격을 못 올리다 보니 가맹점주들에게 아무런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치킨 프랜차이즈 A 지점은 지난 4월부터 1만 6,000원인 프라이드 치킨을 1만 8,000원에 판매 중이다. 이 매장과 가까운 B 지점은 가격을 1,000원 올려 1만 7,000원에 팔고 있다. 카카오톡 주문하기에 표기된 가격은 1만 6,000원이지만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선 콜라가 추가되는 조건으로 1만 8,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점별로 가격이 다를 뿐만 아니라 본사를 통한 주문도 가격 차이가 난다. 이 프랜차이즈 본사 대표 주문 상담 전화로 문의한 결과 대부분의 지점에서 모든 메뉴에 배달료 2,000원을 받는다고 안내되고 있었다. 그러나 본사에 직접 확인했더니 “아직 안 받는 지역도 있다”며 “배달료 부과는 본사 지침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가격 인상을 주저하고 있는 본사와 달리 점주들은 본사에서 ‘총대를 메고’ 공식적으로 가격을 인상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점주들이 자체적으로 가격을 올릴 경우 프랜차이즈 계약에 위배 돼 계약 해지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배달 서비스 유료화 정책을 선언한 교촌치킨을 제외하면 아직도 본사 차원의 가격 인상을 한 곳은 나오지 않고 있다. 교촌치킨은 가맹점주 동의를 거쳐 내달 1일부터 2,000원의 배달 서비스 이용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한 치킨 업계 관계자는 “치킨 값이 상당 기간 동결된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가게 마다 치킨 값이 다르게 형성되고 있다”며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품질의 치킨을 다른 가격에 사 먹는 셈이 된다”고 말했다./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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