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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리퍼블릭·호식이치킨 오너 비 윤리에 매출도 추락 … 甲질이 부른 갑갑한 현실

[윤리 리스크에 비상 걸린 기업들]

잘 나가던 '호식이 두마리치킨'

오너 성추행에 가맹점주도 손해

화장품 로드숍 신화 네이처리퍼블릭

CEO 비리에 직영점 수 계속 줄어

'노블레스 오블리주' 회복 시급





조현민(35)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논란이 회사에 큰 치명타를 안기고 있다. 이는 비단 대한항공만의 사례는 아니다. 윤리경영 논란으로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까지 처한 경우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비도덕적 행위가 ‘개인의 허물’이라고 선을 긋기도 한다. 하지만 물건 하나를 구매할 때도 사회적·환경적인 영향을 고려해 지갑을 여는 ‘가치소비’ 경향이 확산 되면서 소비자들은 비도덕적 경영진이 운영하는 기업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한국 재계를 이끌어 가는 재벌·오너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회복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표적인 예가 치킨 프랜차이즈 ‘호식이두마리치킨’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최호식 전 회장의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심각한 매출 하락을 경험했다. 사건이 보도된 지난해 6월5일 이후 십여 일간의 카드매출액은 전월 같은 기간 대비 무려 30%나 떨어졌다. 보도가 확산 될수록 매출은 더 떨어져 가맹점들은 40% 매출 하락이라는 쓰디쓴 결과를 오롯이 떠안아야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경영진의 이미지 실추행위로 가맹점주에게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 본사가 배상하도록 하는 ‘가맹사업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호식이 방지법’이라는 별칭으로 발의되기까지 했다.

오너의 갑질과 폭행 등으로 업계 1위에서 꼴찌로 전락한 미스터피자의 사례도 빼놓을 수 없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의 정우현 전 회장은 경비원 폭행 사건과 보복출점, 친족이 운영하는 회사를 통해 치즈를 비싼 값에 공급하는 일명 ‘치즈 통행세’로 사회적인 지탄을 받았다. 그 영향으로 지난해 MP그룹은 개별기준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한 81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개별기준 2016년 -89억원에서 지난해 -110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가맹점 숫자도 감소해 같은 기간 346개에서 305개로 41개 감소했다.

화장품 로드숍 업계의 신화였던 정운호 전 대표의 ‘네이처리퍼블릭’ 역시 오너의 비윤리적 행위로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정 전 대표가 원정도박과 면세점 비리 혐의로 구속된데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보복으로 경영 악화가 겹친 탓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15년 영업이익 163억원에서 2016년 -9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으며 2016년 470여곳이었던 직영점 수는 올 2월 현재 420여곳으로 감소했다.



비윤리적인 기업이라는 낙인이 한 번 찍히면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 실추된 이미지 회복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남양유업이다. 2013년 대리점에 일방적으로 제품을 할당해 판매하게 하는 이른바 ‘밀어내기’ 논란을 겪은 남양유업은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을 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사회적인 비판에 직면했다.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2012년 637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갑질 논란이 일어난 2013년 -175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듬해 회사는 이보다 심한 26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사건이 일어난 지 5년이 지났지만 지난해 실적도 초라했다. 지난해 실적은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조1,670억원, 영업이익 5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5.8%, 영업이익은 87.8% 감소한 수준이다

사상 첫 매출액 2조원 시대를 열며 승승장구하던 한샘은 지난해 10월 터진 사내 여직원 성폭행 논란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한샘은 올 1·4 분기 매출액이 4,675억3,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5% 줄었고 영업이익은 178억2,400만원으로 56.3%나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증권가의 예상치를 50% 넘게 밑도는 어닝쇼크다. 17일 한샘 주가는 15.31%나 하락했다.

도자기 업계 역시 납 검출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2014년 한 방송프로그램이 국내 유명 도자기 업체인 한국도자기가 일부 제품에 무연유약이 아닌 유연유약을 사용해 납 성분이 유출됐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2013년 35억원이던 한국도자기의 영업손실은 2014년 75억원으로 급증했다. 도자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2000년대 말부터 매출이 늘지 않으면서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던 와중에 당시 방송은 치명타가 됐다”며 “소비자들이 국내 도자기 업계에 대해 불신을 갖게 되면서 행남자기 등 다른 도자기 업체의 실적도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오너 리스크, 갑질경영 등의 윤리 문제가 사회적 이슈이자 산업 리스크로 떠오르면서 이를 방지하는 법안도 논의되고 있다. 국회에서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이러한 비도덕적인 행위로 발생한 손해를 가맹점주에게 배상하도록 하는 ‘호식이 방지법’을 논의해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심사가 보류되면서 실질적인 시행은 요원한 상황이다. /박윤선·서민우·김연하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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