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은 지지율 하락으로 많은 지역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구하지 못해 인물난을 겪고 있는 데 반해 텃밭이라는 인식이 강한 경북 지역만큼은 오히려 공천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따라 아직 기초단체장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곳이 많고 따라서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한심한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애초부터 경선방식을 여론조사와 책임당원 모바일 투표로 결정한다고 공언해왔다. 그러함에도 대부분 이번 주말을 기해 김천시와 상주시, 구미시 등을 대상으로 하는 경선에서 여론조사는 기존대로 진행하지만, 준비부족으로 당원투표는 모바일 직접투표를 할 수 없게 됐다.

모바일직접 투표를 하려면 안심 번호 등을 받아야 하는 등 준비에 최소 10일 이상이 걸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준비해서 모바일투표를 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모든 당원에게 ARS(자동음답기)로 지지후보를 물어보는 방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여론조사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없다. 단지 일반 여론조사는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표본을 추출해서 하지만, 이 방식은 책임당원 모두를 대상으로 지지후보를 물어본다는 차이뿐이다.

한마디로 후보와 시민과 당원 모두를 우롱하는 처사다.

당원 모바일투표를 한다는 방침이 정해진 것이 오래전 일인데 자유한국당 경북도당과 당협위원회는 그동안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를 알아보려고 해도 경북도당은 전화연결조차 어렵다. 몇 번 전화해서 가까스로 누군가 응답해도 관계자와 연결이 안 된다. 탄핵 정국이래 숱한 상처를 입었음에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바닥에서 헤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경북도당은 약자인 후보들을 대상으로 힘자랑이나 해 왔다면 해체되거나 대폭 정비돼야 할 것이다. 경북당이라는 조롱을 받을 정도로 쪼그라졌음에도 아직 안이하게 군림하려는 오만을 버리지 못한 정당은 이번에 또 철퇴를 맞을 것 같다, /ldhjj1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