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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70달러선 돌파]유가상승 → 인플레압박 → 금리인상...한국경제 '고유가 질곡'에 빠지나

작년 여름보다 60% 이상 급등

수출엔 호재지만 내수 '직격탄'

미국발 금리 인상에 韓도 부담





국제유가가 70달러선을 돌파하면서 수출과 내수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원화의 고공행진에도 유가 상승을 등에 업은 수출은 17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여전히 지지부진한 내수는 유가 상승에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경제의 회복 속도가 유가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수출과 내수 모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욱이 국제유가 상승은 미국 등의 금리 상승을 더 촉발시킬 수 있다. 휘발유 등의 에너지 제품 가격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데 따른 대응 차원이다. 결국 우리 역시 미국 등의 금리 상승에 맞서기 위해 금리 인상을 결정할 수밖에 없어 경제에는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



23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0.38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근월물 기준)은 최근 각각 배럴당 74달러, 68달러를 웃돌며 2014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40달러선을 오가던 지난해 여름과 비교하면 모두 60% 넘게 오른 셈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우리 경제에 양날의 검이다. 통상 국제유가는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서 나타난다. 최근 세계 경기는 미국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 1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10월 전망치보다 0.2% 올려잡은 3.9%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3월 같은 전망치를 내놨다. 경기 회복에 따른 유가 상승은 수출 증대 효과로 이어진다.

문제는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한 ‘공급 충격’으로 유가가 오를 때다. 수출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원자재 값이 상승하면 기업의 생산비용이 높아지고 이는 바로 이익 감소로 이어진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석유제품의 제조원가는 7.5% 오른다고 추정한 바 있다. 우리 산업의 주력인 반도체와 전자·자동차 등 산업의 원가 상승 압력은 0.1~0.4%가량. 중간재인 석유제품의 가격이 오르면 공산품의 가격도 뛸 수밖에 없다.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연장과 시리아 공습 사태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쉽게 말해 유가 상승으로 인한 부정적 효과만 커질 수 있는 셈이다.

내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더 크다. 기름 값이 오르면 가계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 위축도 동반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말 기준 배럴당 53.8달러였던 WTI가 80달러까지 오를 경우 소비자물가지수는 0.61% 상승하고 소비는 0.81%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른 GDP 감소는 0.96%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GDP가 1,730조원였던 것을 감안하면 16조원 규모의 부가가치가 날아가는 셈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화가치도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 무역협회에 따르면 원화의 실질가치가 1% 상승할 경우 수출 물량은 0.12% 줄어든다. 국제유가 상승의 부장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마저 사라진 셈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경우 이 같은 부정적 파급 경로가 고착화할 가능성도 높다. 내외 금리 차 탓에 시차를 두고 미국의 금리 인상을 좇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의도치 않은 소비 위축을 불러올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올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목표치를 크게 상회할 수 있다면 공격적 금리 인상에 시장이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한 바 있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국가 경제 차원의 ‘리스크 헤징’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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