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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의 과학여행]그물 띄우개에 개량벼 심어 대동강물 95% 정화한다?

다양한 기술시험하는 평양

도시오물 100% 자원화 위해

평양 력포에 오물처리공장

과학자 거리 '려명거리'는

탄소제로 건축 종합전시장

북한 전력공업성 전력정보연구소 홈페이지. /사진출처=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김일성종합대 생명과학부는 강물에 벼를 키워 식량도 생산하고 물과 공기도 정화하며 풍광까지 좋은 ‘1석3조’의 기술을 개발해 지난 2016년 600㎡의 면적에서 시범재배한 데 이어 지난해 보통강에 7,000㎡를 키웠다. 생활·공장·탄광 폐수 등이 흘러 수질오염이 심한 대동강을 바꿔 평양시민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겠다는 의도다. 북측은 대동강으로 흘러드는 보통강 면적의 25~30%에 벼와 화초를 키워 강물의 95%를 정화하겠다는 게 목표다. 오염이 만만찮은 두만강을 비롯한 강과 하천에도 확대 보급할 방침이다. 김일성대 측은 “자체 개발한 벼 품종을 그물식 띄우개로 강에 설치했더니 물 정화 능력도 뚜렷하고 벼의 영양성분이나 중금속함량도 논벼와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강물 정화가 실제 얼마나 이뤄질지는 미지수지만 낡은 상하수도 시설개선과 오·폐수 정화처리장치 설치도 과제다. 서울시가 대동강 수질개선과 평양정수장·상하수도 개량을 위한 ‘남북합작 수도공사’ 설립을 추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북한의 식물 뿌리를 활용한 강물 정화 기술을 한강 상수원이나 4대강 등에 도입하면 효과를 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북한은 도시오물을 100% 자원화한다는 목표로 평양 력포구역에 오물처리공장을 지어 건축재료와 비료·에너지로 만들기 위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초)미세먼지의 직격탄을 맞는데다 저질 석탄과 나무를 연료로 사용해 대기오염이 만만찮은 점도 고민거리다. 명수정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가 밀집되고 산업활동이 활발한 북한 지역의 대기오염이나 대동강·두만강 등의 수질오염이 심각하다”며 “대기와 하천 오염 해결, 상하수도 구축 등 환경협력이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

북한은 평양부터 과학기술을 적용해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에 따르면 평양의 과학자 거리인 려명거리는 ‘탄소제로’ 건축을 표방하며 친환경기술의 종합전시장 격이다. 이곳은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자립하는 가로등 설치를 늘리고 건물마다 태양광 패널 부착을 확대한다. 지열·환기폐열기술을 활용해 실내 환기와 냉난방 에너지를 충당한다. 건물 지붕과 옥상에 녹지를 조성하고, 빗물 회수설비로 농작물을 수경재배하고, 온실을 만들어 컴퓨터로 조종한다.



북한은 전력난이 심각해 에너지 자립이 숙원이다. 2016년부터는 태양광전지 유람선 옥류가 대동강을 운행하고 있다. 평양 류원신발공장과 평양화장품공장은 태양광발전과 지열 냉난방 설비로 에너지를 충당하는 등 공장과 농장에서 점차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변학문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연구위원은 “북한은 과학기술인재를 우대해왔는데 평양에 려명거리와 미래과학자거리 등 과학자 주거단지를 잇따라 만들고 과학자 전용 백화점이나 호텔도 있다”며 “남북 과학기술협력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을 추진하는 것처럼 북한은 ‘새 세기 산업혁명 경제 전반을 지식산업으로 일신하기 위한 변혁’을 표방한다. 대학·연구기관의 상품개발과 판매를 독려하고 공장·기업·농장 간 혁신경쟁을 자극한다. 컴퓨터 정보화를 통한 통합 생산체계 구축이나 평양 소재 대학과 공장 기술진 간 협업도 강조한다. 평양 소재 경공업(식료품·섬유봉제·잡화)과 농·축산, 양식 사업장 현대화에도 나선다. 강도 높은 국제제재에 대비해 설비·자재·제품 국산화 촉진 경쟁도 부추긴다. 과학기술전시회도 지난해 총 28회(평양에서 26회) 개최했다.

평양을 중심으로 교육 정보화도 추진 중이다. 2010년 김책공대를 시작으로 김일성대·평양건축종합대·김형직사범대에서 원격교육을 제공한다. 과천과학관과 같은 ‘과학기술전당’이 운영하는 온라인 과학기술 사이트에서 기술혁신을 공유한다. 초·중등교육의 정보화도 추진해 모든 교실을 컴퓨터 기반으로 바꾼 평양중등학원 수준 학교를 지난해 60여개 완공했다.

최현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정책기획본부장은 “북한은 양자암호통신, 나노과학기술, 금속공업, 5차원 건축설계 등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과학기술협력을 강조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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