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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알화 급락에 환손실 현실화...'삼바채권' 투자자 좌불안석

환율 2년前 저점 수준...브라질국채 1년 수익률 -2.8%

10%대 이자 수익으로도 만회 어려워 피해 우려 커져

"경기 회복·정치 불확실성 등 해소된 후 투자 나서야"





고액자산가들의 숨겨놓은 투자처로 여겨졌던 브라질 채권 투자가 손실 위기에 처했다. 우려했던 환 손실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환율이 2년 전 저점 수준까지 내려가면서 10% 안팎의 높은 이자 수익으로도 환 손실을 만회하기 어려워졌다. 최근 2~3년간 증권사들이 해외채권 투자를 500만~1,000만원선에서 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고액자산가뿐 아니라 ‘중위험·중수익’을 노린 개인투자자도 대거 해외채권 투자에 뛰어든 만큼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해외채권은 금리가 높기 때문에 환차손이 매도 시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고위험 상품인 만큼 투자금이 여유 자금이 아닐 경우 장기 투자가 어렵다”며 “신흥국의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환율 상황 등을 확인하고 투자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전일 대비 2.229% 하락한 304원34전을 기록했다. 최근 1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헤알화 환율이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수익도 내려앉았다. 지난해 4월30일 27년 만기 브라질 국채를 매수한 투자자의 경우 환율이 358원에서 306원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수익률이 -2.84%에 불과했다. 환율이 매입 당시와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이자와 채권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12.42%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환율이 15% 가까이 떨어지면서 오히려 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이유로 증권사의 브라질 국채 판매 규모도 지난해 연초 1·4분기의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국내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원·달러 강세와 달러·헤알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헤알화 환율이 3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며 “지난해 상반기까지 브라질 국채 매수 문의가 줄을 이었지만 최근에는 관심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브라질 국채뿐 아니라 지난해 ‘멕·러·브’로 인기를 끌었던 다른 신흥국 국채도 성과가 부진하다. 같은 기간 멕시코 국채(27년 만기) 수익률은 0.84%에 불과했고 러시아는 -7.73%를 기록했다.



이처럼 신흥국 국채 수익의 한 축을 담당하는 환율이 크게 하락한 데는 원화 강세 영향이 크다. 원·달러가 강세일 때 원화 대비 신흥국 통화는 약세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전혜현 KB증권 연구원은 “브라질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 구속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내부적인 요인도 있지만 달러화 반등 등 외부적 요인이 더해지면서 약세를 보였다”며 “달러 인덱스가 박스권 상단을 넘어서고 시리아 사태와 같은 지정학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신흥국 통화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시장 전문가들은 신흥국 경기가 회복되는 국면인 만큼 환율 하락은 매수 시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 신흥국 국채 투자가 소액 개인투자자들에게까지 널리 퍼진 만큼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다. 2013년 500원대였던 환율이 2015년 200원대로 하락해 300원대로 복귀하는 데도 2년여의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여유 자금이 아닌 돈으로 투자하는 개인들은 긴 시간 손실을 인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여기에 2015년 당시와 달리 최근 브라질 금리 인하가 마무리되는 시점인 만큼 투자 메리트가 과거만큼 높지 않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브라질 경기 회복과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등을 확인한 후 투자에 뛰어들 것을 권하고 있다. 전 연구원은 “최근 유가 상승은 원자재 신흥국에 긍정적이지만 유가 상승이 미국 금리 상승, 달러화 절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브라질 국채는 높은 이자 수익 및 절세 메리트는 있지만 다소 높은 변동성 속에서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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