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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셰일 생산 확대...중동發 고유가 충격 방어벽 되나

대표 체굴지역 텍사스주 넘어

와이오밍 등 중북부로 영토 넓혀

하루생산량 1,100만배럴 육박

세계 원유공급 위축 우려 상쇄

'유가 100弗' 막을 완충재될 듯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 이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을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벌이자 미국 내 셰일 가스와 오일 생산이 급속도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이란의 원유 수출 감소와 중동 정세 악화로 배럴당 100달러까지 넘보는 고유가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의 셰일 붐이 중동발 경제충격을 막을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최근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미 셰일 업계가 대표적 채굴 지역인 텍사스주를 넘어 인근 오클라호마와 뉴멕시코주는 물론 와이오밍·몬태나·노스다코타주 등 중북부로 생산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석유 업계는 지하 2~4㎞에 널려 있는 셰일층에서 가스와 원유를 첨단 수압파쇄법을 통해 뽑아내는 데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며 셰일 혁명을 이끌고 있다.

미 원유정보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텍사스의 대표 셰일 생산지인 퍼미안 지역의 시추기 수는 지난 2016년 5월 133개에서 11일 현재 463개로 급증한 상태다. 셰일 원유 생산량도 하루 200만배럴에서 300만배럴로 늘었다. 일 300만배럴의 원유 생산량은 쿠웨이트와 맞먹는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셰일 원유 시추기가 오클라호마와 콜로라도·와이오밍·네브래스카·몬태나·노스다코타·사우스다코타주에서도 2배 이상 늘며 하루 셰일 원유생산이 660만배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했다. 올 하반기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은 하루 1,100만배럴에 육박할 것으로 EIA는 내다봤다.





최근 들어 불이 붙은 미국의 셰일 붐은 국제유가의 고공행진 덕분이다. 최저 배럴당 40달러대에서 수지 균형을 맞춰온 미 셰일 업계는 유가가 60달러 수준을 기록하면 연중 생산시설을 가동하며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 최근 미 원유 가격의 기준인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이 3년 반 만에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할 정도로 치솟은 것이 셰일 업체에는 더없는 호재가 된 셈이다. 이날 6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70.96달러를 기록했으며 유럽의 기준 유종인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8달러를 넘었다.

미국의 이 같은 셰일 생산 확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핵협정 탈퇴 선언 이후 불거진 글로벌 원유 공급 위축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유가 급등은 트럼프 정부의 이란 핵협정 탈퇴와 대이란 제재 재개에 따른 이란의 원유수출 감소 우려와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따른 중동 위기 확산 우려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 여기에 세계 최대 원유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의 좌파 독재에 미국이 강력한 제재를 가하면서 원유 급등을 부추겼다.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새로운 중동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는 것은 미국산 막대한 셰일 원유로 중동산 석유 의존도가 급격히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셰일 혁명이 워싱턴에 전략적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란과 러시아·베네수엘라 등에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것도 쉬워졌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도 막대한 미국의 셰일 매장량과 생산능력이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 시대를 여는 데 방어벽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상당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이 셰일 파워에 밀려 연말까지 감산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가 계속 올라 셰일 생산이 더욱 늘면 산유국들의 생산량 확대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과 셰일 생산 확대가 텍사스를 비롯해 남부와 중북부 등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의 경제 호황을 이끌며 트럼프 정부의 지지기반도 한층 탄탄해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유가 상승이 휘발유 가격을 끌어올려 미 소비자들의 불만을 살 수 있다는 우려도 최근 물가 상승률이 낮은데다 완전고용에 이르며 임금도 오르고 있어 별문제가 되지 않는 분위기다. 반면 건설·철강 등 연관 산업에 파장이 큰 석유·가스 기업들의 투자가 늘며 경기 활성화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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