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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 안 된 간암, 양성자 치료 1년 뒤에는 90%가량 완치"

박희철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78명 추적 결과 3개월 뒤엔 69%가 종양 없어져

크기 작아진 환자 상당수도 6개월~1년 뒤 소멸

재발률 10% 미만·…종양 뒤 정상조직 손상 적어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이 암환자에게 양성자 치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전이 안 된 간암(간세포암)으로 양성자 치료를 받은 환자의 69%가 3개월 뒤 종양이 소멸하는 ‘완전반응’ 상태를 보였는데 1년 뒤에는 그 비율이 90%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박희철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간암 양성자 치료의 효과를 낙관했다.

박 교수는 같은 과 유정일 교수 등과 함께 양성자 치료를 받은 간암 환자 101명 중 3개월 뒤 적절한 평가가 가능했던 78명의 상태를 분석한 논문을 국제학술지 ‘방사선종양학저널(Radiation Oncology Journal)’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78명 중 69%(54명)는 완전반응, 18%(14명)는 종양 크기가 줄어든 ‘부분반응’ 상태였다. 반면 13%(10명)는 종양 크기에 변화가 없거나(8명) 오히려 커졌다(2명).

그렇다면 박 교수는 왜 치료 후 9개월, 1년 시점의 완전반응률을 낙관할까. 그는 “78명 중 다른 병원의 의뢰로 양성자 치료를 받고 되돌아간 분들은 추적관찰에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 병원 환자들은 치료 6개월, 9개월 뒤 90% 수준의 완전반응률을 보이고 있다”며 “올 연말쯤 78명의 치료 1년 뒤 ‘장기 반응률’을 확인할 수 있을 텐데 90% 근처의 완전반응률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방사선 치료의 특성상 6개월~1년 뒤에 종양이 없어지는 사람들도 꽤 있는 반면 완전반응군의 재발률은 높게 잡아도 10%를 밑돈다.

박희철 삼성서울병원 교수


양성자치료기는 간암·두경부암·폐암·뇌종양 등 각종 고형암의 치료 효과가 뛰어나며 국내에서는 삼성서울병원과 국립암센터 두 곳에서만 가동하고 있다. 양성자 가속·전송장치, 대형 회전치료기와 방사선 차단설비만도 수백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미국에서 30여대 등 총 60여대가 운용되고 있다.

양성자는 종양 부위에 에너지를 쏟아부어 종양세포의 DNA를 파괴한다. 종양 뒤편 정상 조직세포의 DNA가 파괴되는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간 기능 등이 많이 나빠져 X선 치료를 할 수 없는 간세포암 환자 등도 양성자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종양 앞뒤로 투과되기 때문에 정상 조직도 꽤 손상되는 X선 치료와 다르다. X선 치료와 달리 같은 종양 부위의 재치료, 직경이 16㎝나 되는 큰 종양의 치료도 가능하다.



간암의 경우 10회(월~금요일까지 2주) 치료한다. 치료횟수가 뇌종양(25회), 폐암(20~30회)보다 적다. 1회 치료비 약 100만원 중 95%를 건강보험에서 부담한다.

양성자 치료를 받을 간암 환자는 외과·소화기내과·방사선종양학과·영상의학과 의사들과 환자가 참석한 가운데 매주 수·금요일에 열리는 ‘대면 다학제 진료’를 통해 결정된다. 종양의 크기·숫자·위치·전이 여부 등에 따라 종양 부위를 수술하거나 고주파로 태우는 열치료(소작술), 항암치료, 양성자 치료 중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지를 정한다.

박 교수는 “종양 부위가 위장에 너무 가까우면 양성자 치료를 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다”며 “반대로 혈관·담관(간에서 만들어진 소화액 등이 십이지장으로 이동하는 통로)과 가까워 고주파 치료가 어려울 경우, 간경변으로 간 기능이 크게 떨어져 있어 수술하기 힘든 경우 등에는 양성자 치료가 적합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성자 빔을 어디에, 얼마의 세기로 쏴 치료할지 치료기 작동 프로그램도 짠다.

삼성서울병원이 양성자 치료를 할 수 있는 환자는 하루 최대 50명 수준. 이 가운데 간암을 포함한 소화기암에 배정된 인원은 10명이다. 평균 2주 동안 치료하니까 한 달에 20명 정도의 소화기암 환자가 양성자 치료를 받는 셈이다. 지난달까지 26개월 동안 총 250명의 간암 환자가 양성자 치료를 받았다. 월평균 약 10명꼴이다.

전체 양성자 치료 환자 10명 중 약 2명은 뇌종양 등을 앓는 소아암 환자다. 그만큼 양성자 치료가 안전하다는 얘기다. 표홍렬 양성자치료센터장은 “방사선은 자체가 발암물질이므로 향후 2차 암 발생을 초래할 수 있다”며 “따라서 치료를 받고 50~70년 이상 살아야 하는 어린이들의 부모는 그런 위험을 최대한 낮출 수 있는 양성자 치료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간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환자는 현재 일부만 양성자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수요는 많은데 치료할 수 있는 환자가 제한돼 있어 치료 효과가 큰 비(非)전이 암환자를 우선 배정하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무작정 의무기록 등을 싸들고 찾아와 되돌려 보내는 전이암 환자가 하루 두세 명쯤 된다”며 “지금은 다른 병원 의사들과 환자들 사이에 이런 상황이 많이 알려진 편이라 헛걸음하는 환자들이 종전보다 많이 줄었지만 안타깝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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