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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화하는 머니무브] 신흥국 위기 확산땐 국내 채권시장 등 단기쇼크 가능성

4월이후 外人 증시서 2.3조 '팔자' MMF는 20조 급증

한미 금리차 확대 땐 외국인 자금 추가 이탈 불보듯





미국 국고채 금리 상승과 유가 급등에 따라 터키·브라질·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자금이 급속히 이탈하고 이 같은 현상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로 확산되면서 국내 자금도 투자를 관망하며 촉각을 세우고 있다. 다음달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면 한미 금리차이가 커져 자금이탈이 본격화될 수 있어서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4월 이후 2조3,000억원을 순매도했고 대기성 펀드 자금으로 분류되는 머니마켓펀드(MMF)로는 자금이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투자를 관망하며 자금이동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MMF에는 4월 이후 40여일 만에 20조원 넘게 몰려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3월 한미 금리차가 25bp(0.25%포인트) 역전된 가운데 다음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해지며 양국 간 금리차가 확대될 경우 ‘머니무브(자금이탈)’가 가속화될 수 있다. 남북은 물론 북미관계 개선에 따른 코리아디스카운트가 완화되고는 있지만 오히려 대규모 머니무브 가능성으로 위축된 주식시장이 더 얼어붙을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1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단기성 금융상품인 MMF에 이달 들어 17일까지 8조9,636억원이 몰렸다. MMF 순자산액은 3월 말 105조2,209억원에서 4월 말 117조8,537억원으로 12조6,328억원 증가한 데 이어 이달 들어 9조원 가까이 더해지며 40여일 만에 21조5,964억원이 늘었다. 미국의 6월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한미 금리격차가 확대되는 등 투자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시장을 관망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올해 미국의 금리 인상이 4회로 늘고 우리나라도 두 차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예상됐다. 그러나 국내 경기지표 성장세가 꺾이면서 1회 인상도 어렵다는 전망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 이후 고용부진이 이어지면서 금리 인상을 서둘러야 할 명분이 줄었고 오히려 내수를 지원해야 할 시점”이라며 “5월 금통위는 인상 소수의견을 내지 않고 고용과 소비 등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1회 이하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양국 간 금리차이는 50bp 이상으로 확대된다. 이 경우 외국인 자본을 국내에 묶어둘 유인이 크게 줄어든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경제여건과 유사한 2005년 8월부터 2007년 8월까지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확대되며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이 증가하고 주가도 하락했다. 보고서는 “양국 기준금리 역전 초기 금리차 25~50bp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은 월평균 9,000억원이 유출됐고 주가 및 금리는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며 “기준금리 차이가 100bp로 확대된 3개월간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 월평균 2조7,000억원 규모로 확대됐고 주가는 8.6%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2일 2.5% 수준으로 안정권에 있던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2.8%를 넘어서는 등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은 차익 실현으로 금리가 전일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국고채금리가 상승 추이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채권금리 상승(가격 하락)을 이끈 가장 큰 요인은 미 국채 금리 상승세다. 최근 미국 채권금리는 경기지표 호조를 기반으로 파죽지세로 오르며 18일(현지시간) 오전 한때 연 3.12%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1년 7월 이후 약 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미국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신흥국 통화가치와 채권값은 하락하고 있다.

문제는 신흥국 위기가 지금보다 확산될 경우 국내 채권시장 등도 단기 쇼크를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 잔액은 1월 100조8,746억원 규모에서 매달 증가 추세를 나타내다 이달 들어 107조원을 돌파했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가 역전된 3월부터 현재까지 외국인은 매달 꾸준히 국내 채권을 3조원대 규모로 사들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미 간 금리차가 25bp 정도면 급격한 자금유출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신흥국 위기가 더 확산될 경우 국내 채권시장 자금도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임혜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도 시장금리에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선반영됐고 대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우려할 규모의 자본유출이 나타나지 않았다”면서도 신흥국 위기가 확산되면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시장이 인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언제든지 급격한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터키·브라질 등에서 불거진 자금이탈이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로 번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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