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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철강 쿼터 협상... 브라질·아르헨이 더 잘했다

對美 철강 수출 2위 브라질

韓보다 쿼터규제 완화 확실시

EU 더 나은 조건 협상 가능성

한국산 쿼터 이미 52% 소진

美 시장점유율 악화될 수도





대미 철강 수출 2위인 브라질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한 관세·쿼터 규제에서 우리나라보다 더 완화된 조건으로 협상을 타결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더욱이 미국 철강 완제품 시장에서 우리 기업과 경쟁을 하고 있는 유럽연합(EU)도 더 나은 조건의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빛 좋은 개살구만 주고 왔다”고 말했던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돌아가는 비난의 화살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워싱턴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미 의회 상원 세출소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232조 철강 쿼터 규제에 합의했으나 한국과 같은 우회 수출국이 아니므로 한국보다 비교적 완화된 쿼터 규제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3월 말 미국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을 양보하는 대신 가장 먼저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한 철강 관세 면세국 지위를 획득한 바 있다. 대미 철강수출 쿼터는 2015~2017년 평균 수출 물량의 70%인 263만톤(t)을 확보했다. 김 본부장은 당시 귀국 후 국무회의에서 철강과 연계한 한미 FTA 개정협상을 두고 “미국에 빛 좋은 개살구만 주고 왔다”고 말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문제는 각국의 협상 결과가 속속 나오면서 우리 철강 기업의 미국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초 미국 무역 전문매체인 ‘인사이드 US 트레이드’에 따르면 브라질은 철강 완제품의 경우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49만톤), 반제품은 3개년도 평균의 100%(350만톤) 쿼터를 확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브라질은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 2위 국가로, 우리나라보다 미국 시장 점유율이 높다.



특히 대미 철강 시장에서 우리 기업과 경쟁을 하고 있는 EU도 우리보다 나은 조건의 협상을 이끌어낼 가능성도 있다. 통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EU는 미국 정부와 우리보다 더 나은 조건으로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U와 멕시코, 캐나다 등은 미국의 6월 1일까지 철강 관세 조치 적용을 유예받고 있다.

미국 철강협회에 따르면 이미 4월까지 우리 기업이 미국에 수출한 철강 물량은 138만톤으로 우리나라에 허용된 쿼터(263만톤)의 52.5%를 소진한 상황이다. 경쟁국의 협상 결과에 따라 대미 수출 시장에서의 한국산 철강의 시장 점유율도 더 악화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독일은 4월까지 대미 철강 수출물량을 전년 대비 71% 늘렸다.

다만 산업부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완화 적용된 쿼터 규제가 우리 기업의 대미 철강 수출에 영향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주로 슬라브를 수출하는 브라질의 경우 미국 철강산업과 서플라이 체인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서 쿼터가 줄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눈앞의 결과를 보고 달릴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대미 통상정책을 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허윤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철강 협상 이후 서희 담판 얘기를 했는데 강동 6주는 아무리 찾아도 없다”며 “담판에서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대내와 대외 부분을 어떻게 연결하고, 협상을 통해 수출의 취업유발계수를 어떻게 높일 것이 가 등의 고민이 필요한 데 그런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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