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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아카데미] 진화하는 블록체인, 기업가 정신을 묻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지만 4차혁명 '확실한 지름길'

권보경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지난해부터 한국을 비롯한 지구촌 곳곳에서 비트코인을 필두로 한 암호화폐 열풍이 불었다. 최근에는 암호화폐 열기가 한풀 꺾였지만 암호화폐의 발행과 거래를 떠받치고 있는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아마존은 얼마 전 블록체인 플랫폼 서비스를 오픈했고 페이스북은 블록체인 연구와 가상화폐 발행을 검토하기 위한 신설조직 설립을 발표했다.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모든 거래를 저장하는 글로벌 원장이다. 기술적으로는 거래정보를 하나의 블록으로 묶고 그 블록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된 상태로 수많은 컴퓨터에 분산 저장된다. 블록체인에 저장된 정보를 해킹하려면 이전 블록의 모든 정보를 새로운 블록이 생성되기 전에 변경해야 한다. 하지만 블록체인 1.0이라 할 수 있는 비트코인의 경우를 보더라도 10분 동안 전 세계 컴퓨터에 저장된 블록체인 내용을 바꾸는 것은 현존하는 컴퓨터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또 누구나 블록체인의 무결성을 검증할 수 있어 안정성과 투명성이 보장된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구현한 대표적인 응용 서비스가 바로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필요로 하는 연결·환전·지급 등 금융산업의 근본적인 필요를 충족시켰기에 빠른 속도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30여 가지의 제한된 명령어만 지원하기 때문에 다양한 응용 서비스 개발이 어렵다는 제약이 있다. 그런데 ‘블록체인 2.0’을 표방하고 출시된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컴퓨터가 할 수 있는 논리적 계산을 완벽하게 수행 가능한 튜링 완전언어를 채택하면서 비트코인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블록체인1.0의 기술적 장애를 극복하고 있다.

예컨대 블록체인 2.0의 스마트계약을 사용하면 사용자는 블록체인에서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다. 단순히 금액을 이체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체 대상물과 시기, 권한, 금액 및 방법 등 계약 내용을 복잡하고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다. 또 권한 이양, 투표, 파일 공유 등 온라인에서 실행 가능한 다양한 기능을 블록체인을 이용해 구현할 수 있다. 블록체인에 기록된 스마트계약은 계약자가 중간에 임의로 내용을 변경할 수 없고 계약서의 조건이 충족되면 계약은 자동적으로 이행된다. 이러한 스마트계약의 신뢰창출 메커니즘은 계약체결과 실행에 따르는 거래비용을 낮추고 인터넷 거래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블록체인으로 인한 엄청난 변화를 예상하고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은 표준 선점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초반 금융업계에서 불었던 블록체인 돌풍은 현재 물류·유통·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확산되고 있다. 블록체인을 처음 접목한 금융산업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금융소비자와 공급자를 직접 연결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물류산업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컨테이너가 이동하는 과정에 존재하는 모든 컨테이너사에 사물인터넷(IoT)을 부착, 컨테이너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한다. 또 스마트계약을 활용해 신용장 관련 서류작업을 생략함으로써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의 경우 개인 신재생에너지 사업자가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여분의 전기를 자유롭게 판매하는 시스템을 블록체인과 스마트계약을 활용해 구축하고 있다.

현재 출시된 블록체인 기술과 응용 서비스는 완벽한 수준이 아니지만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좀 더 안정되고 편리한 서비스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중국의 알리바바와 미국의 아마존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암호화폐를 발행해 결제수단으로 활용하고 페이스북이 암호화폐를 만들어 스마트계약 기능과 결합해 자사 콘텐츠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판매하는 미래도 상상 가능하다. 블록체인 기술이 완전히 실용화되고 암호화폐가 중요한 통화로 자리 잡을 경우 인터넷 공간에서 돈을 다루는 방식은 분명 지금과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블록체인과 가상화폐가 앞으로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이 지금 우리에게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면서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 새로운 변화에 몸을 던지는 벤처 정신이 필요한 때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 부담은 되지만 그 길이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지름길임은 확실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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