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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더멘털 불안에 미국 금리인상 앞둬... 위기 전이 못피하나

■불길 번지는 신흥국 위기... 터키 금리 3%P 기습인상

막대한 경상적자·외화부채 등

근본적인 원인은 그대로인채

내달 미국 금리 인상땐 치명타

"일시 현상 아닌 위기 시발점" 우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AP연합뉴스






신흥국 통화위기 재발 우려가 고조되면서 아르헨티나·인도네시아에 이어 금리 인상에 부정적 움직임을 보여온 터키마저 정책금리를 전격 인상하는 등 각국 중앙은행들의 대응이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와 외화부채라는 각국의 근원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데다 미국이 다음달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해 신흥시장을 뒤덮은 위기감이 쉽게 진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터키 등 일부 국가의 경우 지난 3개월간 통화가치 낙폭이 2013년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가 촉발한 테이퍼탠트럼(긴축발작) 당시를 크게 앞지르고 있어 이번 신흥시장 불안이 일시적 ‘딸꾹질’이 아닌 ‘위기의 도미노’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터키 중앙은행은 23일(현지시간) 긴급 통화정책위원회를 소집해 주요 금리 중 하나인 후반유동성창구(LLW) 금리를 13.5%에서 16.5%로 3%포인트 인상했다. “금리가 모든 악의 부모”라며 금리 인상에 반대해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통화정책에서 글로벌 거버넌스를 따르겠다”며 사실상 시장의 압박에 굴복했다. 아르헨티나와 함께 신흥시장의 양대 진앙으로 지목돼온 터키가 시장의 요구대로 금리 인상 행렬에 동참하자 시장은 일단 안도감을 보였다.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곤두박질쳤던 리라화 가치는 일단 진정 국면을 맞았다. 이날 달러당 4.91리라에 달했던 환율은 금리 인상 후 4.58리라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잇단 금리 인상 결정이 통화방어의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경상적자와 누적된 대외부채 등 취약한 대외신인도라는 고질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다 앞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달러화 상승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 연준 위원들은 “새로운 정보를 통해 현재의 경제전망이 확인된다면 곧(soon) 통화완화를 제거하는 다음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다음달 FOMC에서의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셈이다.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자금의 미국 유입에 가속도가 붙으면 신흥국 중 경상적자와 대외부채가 많은 국가는 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자금 이탈 압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터키와 아르헨티나는 경상수지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5%를 넘어서며 터키의 경우 GDP 대비 대외채무가 67%로 신흥국 가운데 가장 많다. 아르헨티나와 말레이시아도 각각 46%, 38%로 높은 편이다. 키란 코시크 유니크레디트 전략가는 “계속 확대되는 경상적자 등을 고려할 때 터키의 금리 인상은 중기적으로 리라화 방어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며 “리라화 가치는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다 고세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도 “리라화가 달러당 6리라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추가 조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상당수 신흥국의 통화가치는 2013년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긴축을 시사한 후 발생했던 긴축발작 당시보다 올해 들어 더 큰 낙폭을 보이고 있다”며 점점 더 많은 경제학자와 시장 전문가들이 신흥시장 붕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해 2~5월 터키(-19.6%), 아르헨티나(-19.1%), 러시아(-8.2%), 헝가리(-7.5%) 등 신흥국 통화가치는 2013년 5~8월 당시 수준을 대폭 웃돌고 있다. 신흥국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마크 뫼비우스 뫼비우스캐피털투자 창업자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경제성과가 좋지 않고 터키의 상황도 다른 국가로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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