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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기관 엇박자 매매...투자심리 냉각에 코스닥 3% '뚝'

외국인 위험자산 선호 심리 약화

5거래일째 매물폭탄, 하락 주도

올 아시아 신흥국서 21조 빼내

"저가 매수 기회" 기관은 '사자 '

내수주 등 이틀간 7,000억 순매수

미중 무역전쟁과 달러화 강세에 외국인의 매도세가 쏟아지며 18일 코스피지수는 27.80포인트(1.16%)하락한 2,376.24를, 코스닥지수는 3% 떨어진 840.23을 기록했다.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러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코스피지수가 2,400선 밑으로 무너지는 가운데 투자 주체인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가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외국인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5거래일 만에 1조원 넘게 팔아치우며 증시 하락을 이끌고 있는 반면 기관은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이틀 새 7,051억원을 사들였다. 또 블룸버그에 따르면 연초부터 18일까지 한국·인도·인도네시아·필리핀·대만·태국의 외국인 펀드 인출액이 190억달러(약 21조원)로 지난 200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단 외국인들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 약화에 따라 신흥국 증시에서 이탈하고 있다. 여기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아시아에서의 ‘머니 엑소더스(투자자금 유출)’가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외국인의 매매에 민감한 개인들도 매도세에 동참했다.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과 기관은 개별 종목 매매에서도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이 판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LG화학(051910) 등을 기관이 사들이고 기관이 팔아치운 삼성물산·아모레퍼시픽 등을 외국인이 사들였다. 이 같은 매매 패턴은 상반되는 시장전망을 보여준다. 대형주를 사들인 금융투자 등 기관은 시장이 단기간에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내수주를 사들인 외국인은 시장의 흐름 자체가 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2,350선에서 바닥을 다질 것이라면서도 상승 동력이 약화된 만큼 당분간은 보수적인 접근이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자칫 외국인 매도→환율 하락→외국인 매도의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에서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중 한때 2,365.31까지 떨어지며 2월9일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2일부터 4거래일간 100포인트 가깝게 추락했다. 코스닥은 이날 25.99포인트(3%)나 하락한 840.23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코스피 3,195억원, 코스닥 293억원을 각각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지난주 내내 1조1,627억원을 팔아치웠고 이날도 팔자 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급격히 자금 회수에 나서는 것은 최근 금융투자 업계 주변을 둘러싼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한미 금리 격차 확대가 외국인 자금 이탈을 촉발했다는 지적이다. 박준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가 단기간 내 진전된 배경을 살펴보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대한 기대가 약화됨과 동시에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 폭 확대로 국내 자금유출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라며 “인도·인도네시아의 경우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통화가치 하락을 방어했지만 우리나라는 금리 인상을 선택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에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국면에는 원화 환산손실에 따른 외국인의 차익 실현이 나타나고는 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방향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외국인 수급도 달러 강세 환경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감안하면 현재 금융여건은 국내에 우호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여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점진적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를 밝히면서 달러화 강세, 신흥국 통화 약세 폭은 확대됐다. 아르헨티나 페소, 터키 리라는 지난 1주간 각각 9.4%, 5.4% 급락했다. 미국 머니마켓펀드(MMF) 이율이 2%를 돌파해 높은 수익률을 보장했던 아시아 신흥국의 투자 매력이 빠르게 식어가면서 인도네시아·필리핀·대만·태국 등의 펀드에서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신흥국에 비해 안정적인 흐름이었던 원화도 달러 대비 약세로 전환돼 원·달러 환율은 7개월여 만에 1,100원을 돌파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재점화한 것도 국내 증시에는 부담이다. 원화 약세로 수출기업 실적이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대미·대중 교역량이 많은 국내 기업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더 커졌다. 글로벌 경기 불황을 우려해 달러화를 들고 있으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

다만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은 낮고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도 둔화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진용재 하이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는 ECB의 비둘기파적인 통화정책 영향이 컸는데 유로존의 소비 및 제조업 지표가 점차 개선되면서 ECB의 스탠스도 매파적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주식전략팀장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다섯 번으로 상향되지 않는다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점도표 상향 조정으로 인한 달러 강세도 누그러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도 공세에 코스피지수가 단기 급락했지만 2,350 수준에서 지지대가 형성될 것이라는 분위기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08년·2011년 등 과거 장기 상승 후 급락세가 진행됐던 시점에 비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작아 추가 조정 가능 폭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기관은 오히려 최근 지수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주식 매입에 나서고 있다. 기관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643억원을 순매수한 것을 포함해 11일 이후로만 총 2조1,564억원을 사들여 외국인의 빈자리를 채웠다. 외국인은 이 기간 삼성전자·LG화학·NAVER(035420) 등을 대량매도했으나 기관의 매수 상위 리스트에는 이들 종목이 자리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9배를 밑돌고 있는데 이는 금융위기 이후 하위 20%에 해당한다”며 “평균 기대수익률 4% 구간에 진입해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도 대외변수의 충격이 잦아들 것이라며 음식료·서비스·증권·유통 업종 등 소비재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주목하고 그중에서도 CJ제일제당과 오리온을 톱픽으로 꼽았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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