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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OPEC총회, 유가 안정 분수령될까

사우디·러 '감산 완화' 언급에도

증산 물량 등 놓고 입장차 보여

22일 OPEC총회 결과 큰 관심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배럴당 80달러에 육박하던 국제 원유가격이 이달 들어 상승세를 멈췄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에너지장관이 감산을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를 비롯한 일부 비OPEC 산유국들은 지난해 1월부터 국제유가 부양을 위해 생산량을 하루 172만배럴 감축해왔다. 감산하기로 합의한 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감산 합의를 주도한 사우디가 감산 완화를 고려하는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중 가장 큰 요인은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세다. 감산 합의가 이뤄진 지난 2016년 11월 44달러였던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5월 하순 77달러까지 상승했다. 국제유가의 과도한 상승은 석유 수출국들에도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고유가로 세계 석유 수요가 둔화하고 여타 원유 생산국들의 공급이 확대되면 결국 석유 수출국들의 시장점유율 감소나 가격 하락으로 판매 수입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OPEC은 과거 수차례에 걸쳐 그런 상황을 경험했다. 가깝게는 2014년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확대 등에 기인한 가격 폭락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갖고 있다.

또 다른 요인은 OPEC 산유국인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생산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5월8일 미국은 이란 핵협정(JCPOA)에서 탈퇴하고 이란의 원유 수출을 다시 제재하기로 결정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정치·경제 위기로 원유 생산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고 앞으로도 감소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의 생산 감소분은 올 하반기에만 하루 50만배럴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현재 감산 참여국의 감산량이 베네수엘라의 생산 감소 등으로 당초 설정한 목표를 훨씬 상회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가 인하 압력도 사우디가 감산을 완화하려는 요인인 것 같다. 트럼프는 최근의 유가가 ‘인위적으로’ 상승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OPEC을 비난한 바 있다. 또 블룸버그통신은 6월 초 미국이 사우디 등 주요 산유국에 하루 100만배럴 상당의 증산을 비공식적으로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감산 참여국들이 22일 열리는 OPEC 총회를 앞두고 감산 완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증산 물량의 규모와 물량의 국가별 배분이 문제다. 감산 완화에 적극적인 러시아는 하루 80만배럴의 증산을 원하는 반면 사우디는 하루 30만배럴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감산 합의의 양대 축인 사우디와 러시아가 큰 견해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한편 감산 참여국 중에서 증산이 가능한 설비 능력을 보유한 국가는 사우디·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UAE)와 러시아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러므로 이들이 증산하려면 생산량을 증가시킬 수 없는 대다수 국가에 양해를 구해야만 한다. 더 복잡한 문제는 이란이 이번 총회의 안건으로 미국의 원유 수출 제재를 받게 된 자신들에 대한 지원대책을 다뤄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란과 극심한 이슬람 종파 갈등을 겪고 있는 사우디는 이미 공식적으로 미국의 이란 제재 부활을 지지한다고 밝힌 상태다.

OPEC의 의사결정을 이끄는 사우디는 단계별 감산 완화 방안을 제시하면서 감산 참여국들을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6월 총회에서는 합의가 가능한 일정량의 증산만 결정하고 그다음에 열리는 11월 총회에서 추가적인 증산 논의를 진행하기로 하는 방안이다. 그렇게 될 경우 유가는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런 합의를 이루지 못해 현재의 감산량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국제유가의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합의에 실패해 감산 공조 체제가 와해되고 감산에 참여했던 국가들이 증산에 나선다면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생산량 조절이 신축적인 셰일오일이 국제 석유시장에 등장해 OPEC을 견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OPEC은 여전히 석유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적인 플레이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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