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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전면전 돌입] 최대 2조달러 세계 교역 위기..글로벌 공급망에도 치명타

세계 경기 회복세 찬물.."최악 시나리오 현실로"

美11월 중간선거 맞물려 확전·장기화 우려도

실러 "1930년대 대공황 맞기 전 상황과 유사"





미국과 중국이 사상 최대 규모로 무역전쟁에 불을 붙이자 경제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에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왔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대중 무역적자 축소를 앞세워 관세 폭탄을 투척했지만 그 속내는 글로벌 경제 패권을 넘보며 위상을 키우는 중국을 강력히 견제하겠다는 것이어서 양국이 쉽사리 접점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세계 경제의 양대 강자인 미국과 중국의 본격적인 무역전쟁은 세계 경기에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대로 미국이 중국의 대미 수출을 완전히 봉쇄하는 수준으로 무역전쟁이 확전될 경우 2조달러에 이르는 글로벌 교역량이 크게 위축되면서 세계 경제에 대공황의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6일 0시1분(현지시각·한국시각 기준 오후1시1분) 미국이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 부과를 강행하고 중국이 이에 대해 동일 강도의 보복으로 응수에 나서면서 미중 양국 사이에는 무역보복과 재보복이 반복되는 최악의 ‘난타전’이 예고되고 있다.

이에 따른 파장은 우선 미중 당사국 경제에 적지 않은 내상을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승자는 없고 패자만 남는 무역전쟁의 속성상 양국 모두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최근 성장세가 강한 미국에 비해 대외의존도가 큰 중국의 피해가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이 대중 관세 폭탄을 정보기술(IT)과 로봇·항공 등 중국의 첨단 전략 산업에 집중하고 있어 중국의 미래 성장동력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분석기관들은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 중국 경제성장률이 연간 0.3%포인트가량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중국 금융시장 전반이 흔들릴 가능성이다. 무역전쟁으로 중국 기업들의 수익성이 타격을 입고 고질적인 부채 문제가 부각되면 소비 수요에도 악영향을 줘 다시 신용 상태가 추락하는 악순환이 중국 경제를 덮칠 수 있다고 JP모건체이스는 경고했다.



미국 역시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일자리가 줄고 경제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디스애널리틱스는 500억달러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고율 관세로 내년 말까지 미국 내 일자리 14만5,000개가 사라질 수 있으며 국내총생산(GDP)은 내년 말까지 0.3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로 긴축 속도를 늦출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중국과의 진검승부가 단기간 내에 수습되지 않을 경우 미국 경제가 빠른 침체기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끊이지 않는다. 데이비드 달러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이 오는 11월 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어 미중 무역전쟁이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장기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무엇보다 중국의 보복관세 조치로 트럼프 대통령의 텃밭인 ‘팜 벨트(중서부 농업지대)’와 ‘러스트 벨트(북동부의 쇠락한 공업지대)’의 민심이 요동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2,000억달러, 3,000억달러의 추가 관세 부과를 실행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수 있다. 대미 수입액이 1,400억달러 안팎으로 절대 규모에서 총알이 적은 중국이 미국의 서비스 수출이나 애플 등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을 표적 삼아 응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 최다 미 국채 보유국인 중국 금융당국이 미국 국채 매각 카드까지 들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장기화는 이미 둔화되기 시작한 글로벌 교역을 급격히 위축시키며 세계 경제를 또 한 번의 위기로 몰고 갈 것으로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가 최근 내수 비중을 높이는 과정에서 중국에 중간재를 공급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관세 폭탄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 따라 총수출을 10% 줄이면 아시아 국가의 GDP 성장률이 평균 1.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2,000억달러의 중국산 상품에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해 무역전쟁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면 최대 2조달러(2,234조원)의 글로벌 교역량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각국이 보복 조치 속에 무역장벽을 높이는 상황에 대해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1930년대 대공황을 맞기 전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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