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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주력업종 정밀진단]주력 LCD 지고 OLED는 적자...'이익 절벽' 앞에 선 韓디스플레이

④ 디스플레이-한국 디스플레이산업 현실은

20년간 세계시장 호령했지만 中 물량공세에 LCD 휘청

양산 5년 넘은 OLED TV도 미미한 점유율에 이익 못내

"앞으로 1~2년은 한국 패널 업체들에 혹독한 시기 될것"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초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지난해 매출 27조7,902억원, 영업이익 2조4,616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올해 1·4분기, 6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실적을 끌어내린 것은 전체 이익의 90%를 차지하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의 수익성 악화다.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의 대대적인 물량 공세로 공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가격이 뚝 떨어진 탓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조원가량 줄었다.

양대 디스플레이 업체가 처한 현실은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위기를 그대로 투영한다. 한국 디스플레이는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약 20년간 글로벌 디스플레이 산업을 호령했다. 하지만 미래 주력제품(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채산성이 채 확보되기도 전에 기존 주력 제품인 LCD 분야의 추락에 맞닥뜨렸다. “LCD에서 OLED로 연착륙에 실패했다”며 “디스플레이 업계가 ‘이익 절벽’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세계적인 산업 분석기관인 IHS마킷은 “앞으로 1~2년은 한국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에 혹독한 시기가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 韓 디스플레이 간판 LCD는 지고=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업체인 BOE는 올해 초 허페이에서 10.5세대(2,940㎜×3,370㎜) LCD 패널 양산에 돌입했다. 10.5세대 패널 1장으로 65인치 TV용 패널을 8장 만들 수 있다. 국내 업체들이 주력 제품인 8.5세대(2,250㎜×2,500㎜)가 같은 사이즈 패널 3장을 만들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원가 경쟁력이 월등히 높다. CHOT 등도 2·4분기부터 신규 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이 영향으로 LCD 가격은 급전직하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55인치 UHD급 패널 가격은 올해 초 176달러에서 6월 말 152달러로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도저히 중국 업체들의 판매 수준을 따라갈 수 없다”면서 “적자를 보면서도 팔아야 하는 치킨게임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글로벌 LCD 시장 점유율(대형·출하량 기준)은 BOE가 LG디스플레이를 앞지르고 1위에 올랐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중국과 대만 업체들을 중심으로 내년 총 7개의 10.5세대 LCD 패널 공장이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주도해온 8.5세대 LCD 시대가 막을 내리고 중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10.5세대 LCD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중국의 빠른 추격에 2015년 36.8%였던 한국의 면적 기준 LCD 패널 출하량 점유율은 오는 2020년 20.5%로 쪼그라드는 반면 중국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23.3%에서 51.5%로 2배 이상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OLED는 아직 수익 멀었고=LG디스플레이는 2012년 말 대형 OLED 패널을 처음 양산했다. OLED는 LCD와 달리 백라이트유닛(BLU)이 필요 없어 얇고 가볍게 패널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하지만 양산 5년이 넘었지만 LG디스플레이의 OLED 사업은 여전히 적자다. 시장이 생각보다 빠르게 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계열사인 LG전자가 2013년 OLED TV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OLED 시대를 열었지만 여전히 전체 TV 시장에서 OLED TV 비중은 5%(금액 기준)로 미미하다.

전체 이익의 70%가량을 중소형 OLED에서 올리는 삼성디스플레이도 사정은 녹록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와 달리 모바일용 중소형 OLED가 주력이다. 이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93%에 이른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본격 양산에 들어가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여기에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가 사실상 역성장에 진입하면서 경쟁 환경이 더 악화했다. 스마트폰의 OLED 패널 채용 자체는 늘어나는 추세지만 시장 성장이 막힌데다 중국 업체들까지 OLED 패널 생산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애플이 자사 스마트폰으로는 처음으로 아이폰X에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 전량을 맡겼지만 판매량이 저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 요인에 실적이 휘청이는 것은 물론 중소형 OLED는 대형 OLED에 비해 중국 업체들이 따라오기 쉽다”면서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중국 패널을 쓸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받을 타격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 中 견제까지 ‘사면초가’=한국으로서는 OLED로 중국의 LCD 추격을 만회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중국의 노골적인 견제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시장을 키우고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중국 광저우에 8.5세대 OLED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현지 합작사 설립 허가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여기에 협력사에 위장 취업하는 등의 방식으로 한국의 OLED 기술을 빼내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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