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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發 부작용 속출]"5명이던 직원 3명 내보냈는데...시급 1만원땐 문닫을 수밖에"

<자영업자들의 하소연>

편의점주 소득, 알바보다 못해...30%가 月200만원도 못벌어

외식·영세 슈퍼·미용업계 등도 치솟는 인건비 부담으로 몸살

소상공인연합회, 5인 미만 사업장 최저임금 차등 적용 촉구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회원들이 10일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5인 미만 사업장 차등 적용’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9년째 서울 도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기료 등 이것저것 빼면 사장인 제가 가져가는 돈은 월 200만원 남짓입니다. 아르바이트 학생이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11시간씩 근무하는데 220만원을 가져갑니다.”(한 편의점 점주)

“상권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심매출은 줄었지만 반대로 인건비는 올라 수익성이 나빠졌습니다. 평일만 문을 여는 탓에 월 점심매출은 최대 400만원선입니다. 점원에게는 대략 월 72만원 정도를 급여로 지급하는데 제가 손에 쥐는 금액은 60만원에 불과합니다.”(시청 인근 식당 주인)



올해 큰 폭으로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최저임금 발 고용 감소는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7개월여가 흐르면서 자영업자들의 수익이 아르바이트생보다 못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시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저녁 장사도 회식 손님이 줄면서 매출이 빠지고 있는데 추가로 임금이 오르면 저녁 알바생 2명 중 1명도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선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의점주들은 말만 ‘사장’이지 점원보다 못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한 편의점 점주는 “아르바이트생 2명을 고용했는데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4대 보험 등을 포함해 인건비만 500만원이 지출됐다”며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내 근무 시간을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리고 주말에도 하루 나와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가맹점주들 가운데 월 200만원도 못 버는 사장이 30%에 이른다. 계상혁 회장은 “200만원을 버는 점주들도 본인이 하루 14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라며 “점주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한계가 있는데 최저임금이 더 오르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편의점 점포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 순증 점포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일제히 추락했다. 지난해 1~6월 942개였던 CU 점포는 394개로, GS25는 1,048개에서 343개, 세븐일레븐은 346개에서 245개로 하락했다.

내년 최저시급이 노동계가 주장하는 1만790원이 되면 사정은 더 심각해진다. A프랜차이즈 업체가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점포 20평 기준으로 아르바이트생 월급(2명 기준)이 현재보다 40%가량 오른다. 반면 가맹점주들은 아르바이트보다 못한 수익을 가져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식업계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숙대입구역 근처에서 10년 넘게 곰탕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아르바이트생을 지난해에는 4~5명 고용했는데 지금은 2~3명에 불과하다”며 “최저임금이 1만원까지 오르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10년 넘게 장사를 하고 있는데 지금이 가장 어렵다고 호소했다.

미용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막 미용 자격증을 취득한 신규 인력에 대한 인건비가 폭등하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패닉에 빠졌다. 보통 새로 들어오는 신규 인력은 각 미용실에 ‘인턴’ 내지 ‘스태프’로 채용된다. 오전8~9시부터 오후10~11시까지 근무하며 100만원 초반대의 월급을 받는다. 김덕성 한국미용산업협회 회장은 “기존 관례대로 신규 인력을 채용해 월급을 지급하면 대부분의 미용실이 완벽한 범법자가 돼버린다”며 “인건비가 급등해 최저임금보다 못 받는 미용실이 수두룩하며 직원을 줄이는 미용실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영세 슈퍼·유통업계도 인건비 부담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소규모 유통업체는 종업원들이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권영길 한국슈퍼체인유통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인건비 인상이 급격히 이뤄지면서 사업을 접겠다는 곳이 많다”며 “농어업과 공장에 제한된 외국인 노동자 고용허가제를 유통업체에도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소상공인연합회는 10일 5인 미만 사업장에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노동인력환경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상공인 사업장의 지불 능력을 뛰어넘는 최저임금으로 저소득 노동자들이 소상공인과 함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어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계 당국과 최저임금위원회가 소상공인의 정당한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전국의 소상공인들과 함께 최저임금 모라토리엄 선언 등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이재유 ·이종혁·김연하·심우일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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