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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후폭풍] 위기의 프랜차이즈...신규 출점 반토막·가맹본부 21% 자본잠식

점주들 인건비 지원책까지 압박

"우리도 한계상황" 본사 좌불안석

가격인상·프로모션 축소 불가피





“한 달에 두 번씩 실시하는 신규 점주 교육의 참가자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회당 10명 안팎이었는데 올 들어서는 3~5명으로 반 토막이 났습니다. 이번 달은 그마저 줄어 신규 점주 교육 자체를 월 1회로 줄였습니다. 수년 동안 전례가 없었던 일입니다.”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A사 관계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확정되자마자 프랜차이즈 계약을 재고하고 싶다는 전화가 밀려오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를 여러 개 보유하고 있는 큰손들도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입니다. 최저임금의 여파를 이렇게 빨리 체감할 줄은 몰랐습니다.” (외식 프랜차이즈 B사 관계자)

프랜차이즈 산업이 잇단 최저임금 인상으로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인건비 상승으로 가맹점주들의 수익이 급감하는데도 기존 점주들은 투자금이 아까워 매장을 접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고 신규 창업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가맹 본부는 본부대로 좌불안석이다.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가격을 마음대로 올릴 수도 없는 상황에서 가맹점주들과의 인건비 ‘고통 분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16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각종 수당을 합한 실질시급이 1만원에 육박하면서 점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단체행동에 나서며 주목받고 있는 편의점 업계 외에도 치킨집이나 카페·분식집 등 여타 프랜차이즈 역시 점주의 수익이 최저임금과 비슷한 수준이기는 마찬가지다.

통계청이 지난해 7월 발표한 프랜차이즈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경제총조사 기준 가맹점별 영업이익을 분석한 결과 커피전문점은 연 2,110만원, 분식·김밥 2,270만원, 주점 2,350만원, 치킨 2,360만원이었다. 시차가 있기는 하지만 2019년 최저임금 기준(연봉 2,094만원)과 비슷하다. 프랜차이즈 가맹 본사의 상황도 심각하다. 상가정보연구소가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시스템을 통해 주요 외식 가맹사업본부의 자기자본비율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총 1,699개의 기업 중 21%에 달하는 358개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 프랜차이즈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요새 키오스크를 도입하거나 무인 매장도 생긴다는데 빵집은 자동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어 인건비를 줄일 수 없다”며 “일각에서는 그래도 돈이 되니까 가게를 접지 않고 장사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는데 전 재산을 투자하고 빚을 내서 연 가게를 어떻게 하루아침에 정리할 수 있겠느냐. 울며 겨자 먹기로 유지하는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수도권에서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또 다른 점주는 “가격을 올리고 싶어도 정부에서 하도 눈치를 주니까 올릴 수도 없다”며 “그러면서 임금만 올려주라고 하면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살아가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신규 창업자가 뜸해진데다 기존 점주들도 인건비 상승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지원책을 본사에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본사의 관계자는 “점주에게 아무리 지원금을 줘도 계속해서 늘어나는 인건비를 충당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본사 입장에서도 버거운 상황”이라며 “생존하기 위해서는 결국 가격 인상밖에 답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모션도 축소할 계획이다.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본사의 한 고위 관계자 역시 “이미 본사의 영업이익률이 2%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비용이 더 늘어날 경우 부담이 상당하다”며 “본사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우려했다. /박윤선·변수연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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