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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성장 美 고꾸라지는 韓]'규제와의 전쟁' 트럼프 효과...美 기업들 투자본능 일깨웠다

美 거침없는 성장 어떻게 가능했나

감세 영향 美경제 전반 확산...개인소비 3년반만에 최고

2005년 이후 처음으로 年 3%대 성장률 달성 낙관론 솔솔

일각선 "경기과열 신호" 분석 속 美中 무역전쟁엔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분기 경제성장률 발표를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그래나이트시티에 위치한 그래나이트시티 제철소에서 철강 노동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그래나이트시티=AP연합뉴스




“트럼프 효과(Trump effect).” (뉴욕타임스)

미국의 2·4분기 경제성장률이 4년 만에 4%가 넘는 호황을 누린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해인 지난해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온 기업규제 완화 정책과 올 초부터 시행된 대규모 법인세 인하가 본격적인 효력을 발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3%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기 시작했다. 다만 한편으로는 솟구치는 경제성장률이 경기 과열의 신호라는 분석과 함께 본격화하는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등 트럼프 효과가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상무부는 27일(현지시간) 미국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4.1%(연율 기준, 속보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미 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연율 기준) 4%를 넘어선 것은 2014년 3·4분기(4.9%)가 마지막이다. 당시는 아직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회복 국면이라 높은 성장세를 달성하기 용이했다는 점에서 올 2·4분기의 성장 속도는 고무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2% 미만인 잠재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이기도 하다.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 분기 대비 4.0%(연율 기준) 증가해 2014년 4·4분기 이후 최고치를 달성하면서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설비투자(주택 건설 제외)는 전 분기 대비 7.3% 늘었다. 민간 소비와 기업 투자 모두 완연한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정부 재정지출도 전 분기 대비 2.1%(연율 기준)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들은 이번 2·4분기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2월 입법 완료된 세제개편안의 효과가 미 경제 전체로 확장하는 신호로 분석했다. 세제개편안은 최고 35%의 법인세율을 21%로 낮추고 미국 기업이 해외에 쌓아둔 이익을 본국으로 이전할 경우 적용되는 송환세율도 35%에서 12~14.5%로 인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앞서 경제 전문가들은 이에 따른 기업 투자, 임금 인상, 개인 소비 확대가 GDP 성장률로 확인되려면 적어도 2·4분기는 돼야 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실제로 파격적인 감세안이 통과된 후 기업들은 앞다퉈 대규모 투자·임금 인상 계획을 발표하며 정부에 화답했다. 통신 기업 컴캐스트가 5년간 500억달러(약 56조원)를 기반시설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 최대 오프라인 유통회사이자 최대 고용회사인 월마트도 2월부터 초임 시급을 9달러에서 11달러로 인상하기로 결정했으며 기존 직원들에게는 최대 1,000달러의 특별 현금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다.

감세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이어온 ‘규제와의 전쟁’이 기업의 자신감을 북돋운 결과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 정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 ‘규제 하나를 만들 때마다 두 개의 규제를 철폐한다’는 ‘원 인, 투 아웃(One in, Two out)’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사라진 규제는 1,600건에 달한다. NYT는 “미국 기업인들 사이에 ‘낙관의 물결’이 흐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2008년 침체 후 돈을 쌓아놓기에 바빴던 기업들의 ‘동물적 본능’을 일깨웠다”고 분석했다.

다만 고무적인 2·4분기 성장률 뒤에는 앞으로 미국 경제가 직면할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의회가 2월 통과시킨 향후 2년간의 예산안에 2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안이 포함됐다는 점 등을 들며 “재정 지출로 끌어올린 경제 성장”이라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가파른 성장 속도를 경기 과열의 신호로 봐야 한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더구나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관세를 피하기 위해 쌓아놓은 재고가 경제성장을 이끌었다는 지적도 있다. 또 관세 인상이 초래한 물가 상승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초래해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이미 1조 달러 규모의 빚을 진 연방정부가 또다시 재정카드를 쓰기에는 부담이 크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 부양책이 “매우 잘못된 시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오는 2020년에는 ‘와일 E 코요테’가 절벽에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와일 E 코요테는 미국 애니메이션에서 로드 러너를 잡으려 앞뒤 가리지 않고 뛰다가 절벽으로 떨어지는 캐릭터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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