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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터키發 공포] 10년간 저금리 파티...달러 빚 많은 印·中·러로 위기 확산되나

신흥국 30개국 총부채

10년새 3배 늘어 70조弗

亞 외환위기 재연 우려까지

印尼·콜롬비아도 위기 신호

1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가치 하락을 나타내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환전소 전광판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페소화 가치는 사상 최저인 달러당 29.97페소에 장을 마감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FP연합뉴스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터키 쇼크’를 계기로 미국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유동성을 끌어 쓰며 거액의 빚더미에 내몰린 신흥국들의 부채 리스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부각되고 있다. 세계 경제의 고작 1%를 차지하는 터키의 리라화 폭락 사태가 세계 금융시장을 불안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은 터키의 위기가 긴축에 미온적이거나 금융시장 통제능력이 부실한 신흥 채무국 위기의 서곡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제2, 제3의 터키가 속출하면서 20년 전 아시아 외환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암울한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터키 리라화 폭락 사태와 관련해 미국이 세계 금융시장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신흥국 채무가 세계 경제의 위험요소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일본 등 선진국들이 돈 풀기에 나선 후 신흥국들이 지난 10년간 저리로 빚을 끌어다 쓴 결과 주요 30개 신흥국의 총부채는 지난 2008년 25조달러에서 올해 1·4분기 70조달러로 3배 가까이 치솟았다고 국제금융협회(IIF)는 분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화부채 비중은 터키가 무려 70%, 아르헨티나도 54%를 기록했다. 재정위기에 허덕이던 아르헨티나는 6월 국제통화기금(IMF)에 5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신청하며 선진국 긴축 이후 주요 신흥국 가운데 첫 희생양이 됐다.





아르헨티나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일단락하는 듯 보였던 신흥국 위기는 터키 사태를 맞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IIF에 따르면 터키의 2017년말 기준 외화부채는 GDP의 55% 수준으로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근접했다. 터키가 GDP의 6.5% 수준인 경상수지 적자를 감당하기 위해 단기 달러화 표시 부채에 의존해온 결과다. 특히 터키는 기업과 금융기관이 보유한 외화부채가 2,200억달러에 달해 민간시장에서도 부채가 시한폭탄으로 떠올랐다. 경제분석업체 노던트러스트의 케이티 닉슨 연구원은 “통화 가치가 급락하고 대외 채무에 기대온 신흥국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는 터키 내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다가 터키가 아르헨티나와 다른 점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시장이 요구하는 금리 인상 처방은 외면한 채 미국과 대립하면서 ‘관세 폭탄’과 같은 경제 보복 조치까지 유도하며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터키 금융당국은 전날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외환거래 제한과 지급준비율 인상 등의 긴급 조치들을 쏟아냈지만 금리 인상 없이는 터키 금융시장 불안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터키 내무부 역시 이달 7일 환율 폭등을 ‘조장’한 소셜미디어 계정 346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겠다며 근본적인 정책은 꺼내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터키 사태를 계기로 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러시아·인도·중국 등 ‘브릭스’와 멕시코 등 부채위험이 큰 국가들이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IIF도 “터키는 긴축정책으로 인해 오랜 기간 고통을 받게 될 신흥국의 첫 번째 타자일 뿐”이라며 “남아프리카·인도네시아·콜롬비아 등도 뒤를 이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라화 폭락이 20년 전 아시아 금융위기를 재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13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터키 금융위기가 1998년 인도네시아와 태국, 2002년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했던 위기를 재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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