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반도체주 또 글로벌 금융사 보고서 불똥...악재 안 걷히는 증시

美 웰스파고 "D램 등 가격경쟁 부담...마이크론 목표주가 하향"

삼성전자 신저가·SK하이닉스 하락...외국인 자금이탈 관측도

증시 작은 이슈에도 민감..."추가 하락폭은 제한적" 전망





반도체 업황에 대해 부정적인 관측을 제시한 글로벌 금융사의 보고서가 또다시 반도체주를 끌어내렸다. 터키 리스크, 무역분쟁 같은 불투명한 대외 요인이 증시를 압박하는 가운데 한국 증시의 대표 업종, 대표주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까지 더해져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더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한 국내 증권가의 반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외국인 자금 이탈의 신호가 또다시 관측되고 있다.

16일 삼성전자(005930)는 장중 한때 전일보다 3.21% 하락한 4만3,700원까지 떨어졌다. 오후 들어 하락폭을 좁히며 1.99% 떨어진 4만4,250에 장을 마쳤지만 지난 10일에 이어 3거래일 만에 재차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장중 4.48%까지 하락폭이 벌어졌지만 전일 대비 1.58% 떨어진 7만4,7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두 반도체주가 하락한 이유는 미국 투자은행인 웰스파고가 현지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웰스파고는 15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마이크론의 목표주가를 70달러에서 63달러로 깎았다. 애런 레이커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D램, 낸드 메모리의 가격 경쟁과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위한 투자 비용 증가가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93억달러(약 11조5,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의 헤지펀드 운용사 그린라이트캐피털이 지난 2·4분기 마이크론의 지분을 일부 처분했다고 밝히면서 마이크론에 악재를 더했다. 이에 따라 이날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서 마이크론의 주가는 전일보다 6.2%나 급락했다.

웰스파고는 같은 날 엔비디아에 대해서는 목표주가를 140달러에서 315달러로 끌어올리는 이례적인 상향조정에 나섰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쪽은 마이크론 보고서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메모리반도체를, 엔비디아는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를 주력으로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1, 2위 종목을 차지했다.

최근 국내 반도체 주가는 글로벌 증권사들의 분석 보고서에 잇따라 흔들렸다. 10일에는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업황 전망을 ‘중립’에서 ‘주의’로 하향 조정하면서 삼성전자가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JP모건·골드만삭스 등의 보고서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국내외 반도체주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들어 다소 부진했지만 지난해 상승률이 각각 37%, 69%에 달했고 마이크론은 올해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108%나 급등했다.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고민할 시점인 탓에 증권가 보고서의 내용과 기관투자가 등 ‘큰손’들의 행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국내 증권가에서는 반박도 잇따르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D램, 낸드 반도체 생산 용량은 내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재고에 대한 우려, 서버용 반도체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도 과도하다”며 “중국 반도체 업체도 노하우 부족으로 당장 위협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스피 전체 상장사 매출의 20% 가까이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이어지면서 증시 전반의 출렁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게다가 대외 변수에 취약한 한국 증시에 최근 터키 리스크와 무역분쟁 등은 족쇄를 채운 것과 마찬가지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환경이 약해지면서 국내 증시는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의견 제시와 같은 작은 이슈가 있을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서는 다소 진정될 기미를 보였던 외국인 자금 이탈이 재차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외국인들은 최근 5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섰으며 순매도 금액은 총 7,611억원에 달한다.

다만 상당 기간 증시 침체가 이어질 수는 있어도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다솔 흥국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전 세계 각국 중에서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된 지역”이라며 “한국 증시의 추가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