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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용산 개발 보류] 정부 추가대책 맞물려 매수세 일시 둔화...추세전환은 미지수

-부동산시장 영향은

단기적으론 매수세 줄어 과열 일부 완화 가능성

"공공임대주택 4,000가구로 확대"도 효과 미지수

GBC 등 대형 개발사업도 줄줄이 미뤄질 듯

박원순 시장이 26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여의도ㆍ용산 마스터플랜의 보류 등을 담은 서울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 전면 보류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든 것은 최근 서울 전역 집값의 상승 기류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싱가포르에서 박 시장이 ‘용산·여의도 통합개발’에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발표한 후 한 달 사이 이 일대 주요 아파트의 가격이 수 억 원 씩 뛰고 이를 기점으로 다른 서울 지역까지 상승세가 번지면서 8월 넷째 주에는 7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0.38%)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박 시장이 최근 서울 주택시장의 불쏘시개가 됐던 여의도·용산 통개발 계획을 보류하고 임대주택 공급, 공시가격 현실화, 중개업소 단속 및 재건축 개발 이익의 철저한 환수 등의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을 밝혔다. 임대주택과 관련해서는 지난 2월 발표한 공적임대주택 24만 가구 공급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 전체 주택 대비 공공임대주택의 비율을 10% 선까지 끌어 올릴 방침이다.

또 공시가격 현실화를 통한 보유세 강화도 서울 집값 안정 대책으로 내놨다. 아파트 공시가격은 국토교통부가 한국감정원을 통해 직접 조사하고, 단독주택은 정부가 고시하는 표준지 단독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지방자치단체가 개별 공시가격을 산정한다. 박 시장은 “공시가격은 실거래가격이 기준이 돼야 한다”며 “서울의 실거래가격을 정확히 파악해 실질과세 원칙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지역 고가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내년 보유세 과세 근거가 되는 2019년 공시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



박 시장의 이날 발표로 서울 부동산 시장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던 대권 주자인 ‘박원순발(發)’ 개발 호재에 따른 부동산 시장 열기는 주춤할 전망이다. 전문가들도 집값 잡기에 올인(다걸기)한 중앙정부와는 다른 메시지로 시장에 혼선을 줬던 박 시장이 뒤늦게나마 정책보조 맞추기에 나선 것은 다행이라는 평가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서울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협의 없이 서울시가 대규모 개발계획을 내놓은 것은 문제였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개발 기대감이 유효하기 때문에 가격이 쉽게 빠지지는 않겠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매수세가 감소해 상승폭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도 “일단 급한 불을 끈 것이어서 어느 정도 집값을 잡는 데 효과는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특히 그동안 박 시장이 대권 행보 차원에서 개발 계획을 지속적으로 내놓는 대신 ‘집값 안정’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도 부동산 시장안정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용산·여의도뿐만 아니라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센터나 수색역세권 개발, 최근 박 시장이 발표한 4개 경전철(면목선, 우이신설연장선, 목동선, 난곡선) 조기 착공 등도 줄줄이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박 시장의 이 같은 오락가락 행보로 인해 해당 지역 주민들과 투자자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특히 박 시장의 말을 믿고 집값 상승 기대감에 최근 매매거래를 체결한 계약자들 사이에서는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의도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에 계약을 하고 아직 잔금을 안 치른 것들이 많은데 계약자들의 항의 전화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걱정”이라며 “매도·매수자들 모두 굉장히 혼란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용산 일대 중개업소관계자들도 황당하다는 반응들이다. 용산구 한남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불과 한달여 전에 발표해 놓고 이제 와서 보류한다니 기가 찬다”며 “다른 개발 계획도 늦춰지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의도에서 재건축을 추진해왔던 추진위들도 혼란에 빠졌다. 시범과 공작 아파트 등 여의도 일대에는 재건축 추진단지들은 올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정비 계획을 제출했으나 서울시에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반영해 정비계획 짜야 한다며 반려한 바 있다. A아파트 조합관계자는 “마스터플랜 일정이 나오면 이후 9~10월 경 다시 정비계획을 서울시에 제출할 예정이었다”며 “박 시장이 갑자기 이를 보류하겠다고 밝혀 향후 사업 계획이 어떻게 될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한동훈·박경훈·이주원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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