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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실패박람회' 개막] "실패, 멈추면 끝...다시 도전하면 자산"

광화문광장서 16일까지 열려

재창업 희망자 등에 컨설팅

20대 "31번 취업낙방...힘내야죠"

40대 "내겐 아직도 기회 많다"

홍종학 장관 "실패기업인 도울것"

1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8 실패박람회’를 찾은 한 참석자가 재창업 상담을 받고 있다./권욱기자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취업면접만 서른한 번 떨어졌어요. 인생을 포기할까도 생각했는데 이곳에 와보니 저는 별거 아니네요.”

실패. 누구도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단어다. 하지만 취업·창업·학업 등 인생의 고비마다 싫지만 마주해야 할 순간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으로 만들 수 있는 마음가짐과 사회적 인프라다.

청년 실업률이 최악으로 치닫고 자영업자의 폐업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1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실패’를 주제로 하는 이색 행사가 열렸다. 실패의 경험을 사회적으로 자산화하고 재도전을 응원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국내 최초로 ‘실패박람회’를 마련한 것이다. 서른한 번이나 취업에 실패하고 이날 행사장을 찾은 고석천(29)씨는 “그동안 면접에 떨어진 이유를 분석해보고 단점을 보완해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이번 박람회가 이색적이다 보니 행사 자체가 궁금해서 오거나 실패의 교훈을 배우기 위해 온 시민 등 각자의 목적은 달랐다. 하지만 ‘실패는 도전의 발판’이라는 행사의 의미에는 모두 공감했다. 박람회에서는 기업·학계 등의 전문가들이 ‘실패’를 주제로 강연하고 재창업 희망자, 소상공인을 위한 컨설팅,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연극 공연 등이 펼쳐졌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허모(25)씨는 “백수가 된 지 이제 일주일 됐다”며 “최근에 일도 사랑도 실패했는데 이곳에 오면 뭔가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수원에서 일부러 찾아왔다”고 말했다. 상담 부스에서는 실패했다가 재기에 성공한 이들의 사례도 다수 소개하며 ‘예비 성공인’들에게 힘을 북돋아줬다.



자동제어 시스템 업체인 태현시스템을 운영하는 장태호 대표는 지난 2006년 전기 절전기 회사를 차렸다 곧 닥쳐온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 문을 닫았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2010년 전자제어 업체 직원으로 입사해 다시 사업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을 얻어 2013년 자동제어 시스템 업체를 차리며 재기에 나섰고 현재 밀려오는 주문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인테리어 애플리케이션으로 유명해진 집닥의 박성민 대표도 6전7기 끝에 자리를 잡은 사례다. 20대에 인테리어 역경매 서비스업을 시작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부도가 났고 30대에는 실버타운 사업에 뛰어들었다 빚을 100억원이나 지게 됐다. 이때의 실패를 경험으로 박 대표는 2015년 집닥을 창업해 현재 2017년 매출을 40억원까지 끌어올리며 재기했다.

박람회에서 장 대표와 박 대표의 사례를 들은 조용호(42)씨는 “20대부터 게임 업계에 종사하다 3년 전 모바일게임 회사를 차렸지만 빚만 몽땅 지고 최근 회사 문을 닫아 극단적인 생각도 했다”며 “오늘 박람회에서 실패한 사람들을 만나보니 아직 나에게는 시간과 기회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이 맛본 실패 경험의 무게가 어른들과 다를 수는 있지만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은 같았다. 경기 남양주 밀알두레학교에 다니는 강주하(10)양은 “나는 수포자(수학과목 포기)인데 박람회에서 토머스 에디슨의 전구 발명 과정을 보니 수학을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공부에 자신감을 보였다.

실패를 맛본 정치인·행정가라고 하면 빠지지 않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도 자신의 경험을 들려줬다. 개막식 무대에 오른 김 장관은 “나는 중고등학교·대학 입시에서 모두 한 번씩 낙방하고 선거에서도 두 번 낙선하는 등 수많은 실패를 겪고 여기까지 왔다”며 용기를 북돋아줬다. 김 장관과 함께 이번 행사를 주최한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창업자의 도전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실패한 기업인에 대한 사회 안전망 확충이 필요한데 정부가 이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욱·심우일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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