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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방탄소년단의 유전적 변이 현상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세계 시장 휩쓴 BTS 대성공,요인은?

4차 산업혁명 특징인 융합·연결·속도에 해답 있어

BTS 유전적 변이 현상 통해 미래사회 변화 예측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올해 BTS 두 번 연속 ‘빌보드 200’ 차트 정상에 올랐다. 빌보드 200은 미국 내 앨범 판매량을 집계하는 차트로, 비(非)영어권 아티스트가 자국어로 두 번 1위를 한 것은 유례없는 성과다. 지난달 24일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로 컴백한 BTS는 가온차트 기준으로 일주일간 193만 장 이상이 팔려 나갔고, 일본에선 18만9000장, 미국에선 13만1000장(빌보드 기준)의 판매고를 올리며, 각종 음원 및 음반 차트를 휩쓸었다.

BTS의 저력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BTS의 소속사인 빅 히트 엔터테인먼트(Big Hit Entertainment) 방시혁 대표는 처음에는 K-pop 생태계 내에서 재정적 파워나 영향력이 선도기업인 JYP, SM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했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펼쳤다. TV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여전히 새로운 우상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가장 믿을 만한 방법이지만, 빅 히트는 소셜 미디어에 초점을 맞추고 국내 팬보다는 외국 팬을 대상으로 홍보 및 마케팅에 초점을 맞췄다. 그 전략은 궁극적으로 성과를 거두었다. BTS는 현재 트위터에 1,140만 명의 추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음악 활동을 위해 가장 많은 트위터 계약을 맺어 기네스 세계 기록을 세웠다. BTS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트위터 당 평균 252,231개의 리트윗을 기록했다. 오늘날 IT기술이 아니면 탄생하기 어려운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 덕분이었을까. BTS의 소속사 빅 히트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최초로 기술 스타트업 협회에 가입하게 되었다.

BTS의 성공 요인은 단순히 콘텐츠가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이 지향하는 플랫폼, 객체간 연결, 인간과 문화와의 연결, 국가별 다층적인 면을 포용한다. 끝없이 진화하고 확장되는 VUCA(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개념을 적용해 각종 채널과 글로벌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는 분명 지금까지의 아이돌 그룹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장점이다.

이처럼 BTS의 성공은 오늘날 변화의 큰 패러다임인 4차 산업혁명과 닮아 있다. 4차 산업의 주요 특성인 ‘융합’, ‘연결’, ‘속도의 경제성’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자.

첫째, ‘융합(Convergence)’이다. 융합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종류의 것이 녹아서 서로 구별이 없게 하나로 합하여지거나 그렇게 만듦 또는 그런 일’을 뜻한다. 즉, 인문, 과학, 기술의 각 영역을 파괴하고 결합 및 통합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응용함으로써 새로운 분야를 창출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러한 개념은 방탄소년단의 음악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BTS의 막내인 정국의 휘파람으로 시작되는 ‘DNA’는 EDM(Electronic dance music)팝을 기반으로 허스키한 보컬, 청량한 휘파람 소리와 어쿠스틱한 기타 사운드가 어우러지면서 4차 산업혁명 융합을 연상케 한다. 뿐만 아니라 힙합을 바탕으로 레게, 일렉트로닉, 남미음악 등 다양한 장르가 녹아 있어 기존 영역을 파괴한 새로운 영역의 시도다.

또한 BTS의 뮤직비디오와 음악 가사에 문학과 영화 등 다른 예술분야의 콘텐츠를 융합하여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정서를 반영했다. 예를 들면 ‘윙스(WINGS)’ 앨범에서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 ‘화양연화’ 시리즈에서 영화 ‘화양연화’, ‘봄날’ 뮤직비디오에서 어슐러 르 귄(Ursula Le Guin)의 소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Serendipity’에서 시인 김춘수의 ‘꽃’, ‘Pied Piper’에서 영화 ‘아가씨’ 등의 테마를 모티브로 사용하거나 대사를 활용하는 식이다.



둘째, ‘연결성(Connectivity)’이다. 과거 전문 엔지니어들은 해당 분야에서만 일했다. 이제 그런 기술을 뛰어넘어 빅데이터, IoT, 인공지능, AR, VR 등이 더 보편화되고 상용화되면서 이 기술들을 연결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고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인 연결성의 의미다.

이런 의미를 인지한 듯 방탄소년단은 단골 분야인 사랑 노래만 하지 않는다. 시대를 대변하는 학교폭력과 입시제도를 비롯해 청소년의 희노애락을 노래한다. BTS의 정체성을 드러내지만 젊은 세대가 고민하는 가치와 성장을 서사로 노래한다. 랩몬스터는 고향인 일산을 겨냥해 “한강보다 호수공원이 더 좋아 난”이라고 노래했고, 슈가는 “내가 태어난 것 자체가 대구의 자랑”이라고 고향 대구를 부각시켰다. 지민은 “아재들은 손을 들어, 아지매도 손 흔들어”라며 고향 부산을 상기시켰고, 제이홉은 “내 광주 호시기다”라며 고향 광주를 노래했다. 최근에는 IDOL 국악 버전 (Korean Traditional Instrument Ver)’이라는 영상이 게재됐다. 한국 전통악기로 재해석해 흥겨운 국악 장단이 흘러나오고 한복을 입은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들의 모습이 차례로 등장하며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러한 음악적 연결성은 소셜 미디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전 세계 밀레니얼 세대가 공감하는 대표적 아이콘으로 발전했다. 미국의 대표 경제잡지인 포브스는 “방탄소년단은 미국 음악 산업에서의 증가하고 있는 세계화의 단면을 대변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BBC방송도 방탄소년단을 극찬했다. BBC는 “강남스타일로 큰 성공을 거둔 싸이의 인기는 곧 사그라들었지만 방탄소년단은 다르다”다며, ‘왕자들의 지속적인 힘’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BTS는 악명 높은 미국 시장을 점령했다, 이는 어느 K-pop 뮤지션도 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보도했다. 이는 ‘연결성’이 나은 BTS의 고유한 음악적 특성 덕분이다.

마지막으로 ‘속도의 경제성(Economies of speed)’다. ‘규모의 경제성(Economic of scale)’이 대량 구입과 대량설비로 인한 비용 감소를 보았다면, ‘속도의 경제성’은 신속한 조달과 공급을 위해 유통기관을 통합함으로써 자원의 빠른 회전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경제적 특성을 말한다.

BTS는 SNS와 개인 인터넷 방송을 활용하여 속도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한다. 대표적인 미디어플랫폼으로는 유튜브 내의 자체 채널 ‘BANGTANTV’와 네이버앱 ‘V LIVE’ 내의 채널 BTS가 있다. 2017년 11월1일 기준 ‘BANGTANTV’의 구독자는 485만3565명, ‘V LIVE BTS’의 팔로워는 646만8902명이다. 그 결과 리트윗수와 소통지수, SNS 활동지수, 평판지수 등에서 높은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적 특성을 제대로 활용하여 경제적 효과를 누리게 된 것이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음악소비 패턴의 변화는 미래사회 예측의 좋은 지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음악이 다른 인간 활동보다 더 선도적으로 진화하기 때문에 음악 세계에서 일어나는 ‘유전적 변이 현상’을 이해하면 사회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야흐로 BTS-팝이 미래사회를 진화시킬 유전적 변이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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