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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틸다' 국내 초연]천재소녀의 유쾌한 반란

딸이라는 이유로 부모에게 구박 받는 마틸다

자아 찾아가며 부조리한 현실에 당당히 맞서

노래·춤·특수효과에 아역배우들 '케미' 볼만

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마틸다 역의 설가은(왼쪽)과 미스 허니 선생님 역의 박혜미.




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사진제공=신시컴퍼니


마틸다(황예영·안소명·이지나·설가은)는 태어나면서부터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아빠 미스터 웜우드(문성혁)에게 구박받는다. 엄마 미세스 웜우드(최정원·강웅곤)에게서도 사랑받지 못한다. 마틸다는 천재 소녀라 더더욱 부모로부터 멀어져 간다. 어린 소녀답지 않게 텔레비전 대신 책을 좋아하고, 어른들도 알아들을 수 없는 말만 하는 마틸다는 가정에서 소외의 대상일 뿐이다. ‘남들과 다른 아이’라는 이유로 ‘기대했던 아들이 아니라 딸’이라는 이유로 마틸다는 늘 외톨이다. 이러한 날들이 연속되는 가운데 ‘집이 가장 불편한’ 마틸다는 도서관에서 위안을 찾고 도서관은 가장 편한 공간이 된다.

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마틸다 역의 황예영.


뮤지컬 ‘마틸다’ 얘기다. 비영어권 국가에서는 처음으로 신시컴퍼니가 선보이며 화제가 되고 있는 이 작품에서 마틸다의 시련과 고난은 엄마와 아빠의 구박에서 그치지 않는다. 학생들을 “구더기들”이라며 무시하기 일쑤고, 별 잘못이 아닌데도 가혹한 처벌을 내리는 ‘불합리와 부당함의 상징’ 교장 미스 트런치불(최재림·김우형)에게 맞서다가 마틸다는 혹독한 고초를 당하기도 한다. 그러던 중 마틸다는 자신의 재능을 알아봐 주는 선생님 미스 허니(박혜미·방진의)를 만나면서 자신이 ‘이상한 아이’ ‘사랑받을 수 없는 아이’가 아니라 ‘특별한 아이’ ‘사랑스러운 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미스 허니 선생님 역시 자신의 과거와 아픔을 알아봐 주는 마틸다와 나이를 넘어선 우정을 나누고 서로의 상처를 치유한다.

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마틸다’는 진정한 자아와 나를 알아주는 영혼의 친구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힐링 뮤지컬’이다. “서로를 찾아냈죠”라는 뮤지컬 엔딩 넘버의 이 가사처럼 말이다. 관객들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경험하게 되는데, 때론 자아와 ‘소울 메이트’를 찾는 과정은 한 줌의 빛도 없는 기나긴 터널과 같지만 그 결과가 소중하고 애틋한 만큼 고통스럽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마틸다’의 화려한 볼거리, 블랙 유머, 안무, 뮤지컬 넘버는 모든 고통을 아름다움과 치유로 승화한다. 특히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유명한 로알드 달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의 블랙 유머는 부조리하고 부당한 현실을 일깨우며 쓰디쓴 웃음을 선사한다. 마틸다를 괴롭히는 미스 트런치불 교장이 가장 사랑하는 무시무시한 레이저 감옥, 마틸다의 초능력 구현 등 아이디어와 동화적 상상력이 가득한 특수효과 역시 ‘마틸다’가 ‘보는 즐거움을 주는 뮤지컬’임을 증명한다.

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교장 미스 트런치불 역의 최재림(왼쪽)과 에릭 역의 이우진.


또한 ‘마틸다’에는 동요의 단순한 멜로디, 대사와 같은 노래, 팝, 소울, 살사 댄스곡까지 다양한 장르 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여기에 8개월의 긴 기간 동안 진행된 오디션에 총 1,800여 명이 지원해 최종 선발된 46명의 아역 배우들은 성인 배우들의 기에 눌리지 않고 완벽한 ‘케미’를 선보여 ‘아역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했다는 평가다. 배우들이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에게 반응을 유도해 분위기를 띄우는 ‘흥’은 매력적인 ‘덤’이다.

힐링 뮤지컬 ‘마틸다’는 “‘빌리 엘리어트’와는 다른 느낌으로 재미있다” “아역 배우들이 밝은 에너지가 느껴진다” “불합리한 상황에 굴하지 않고 당차게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 가는 마틸다와 친구들의 모습이 너무 좋았다”는 관객들의 호평 속에 내년 2월1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이 이어진다. 6만~14만원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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