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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신문과 아이돌의 컬래버 한정판…궁금하지 않으세요?

■뭉치면 뜬다 'X의 경제학'

□+△=∞ 이라는 화학적 반응에 '소비자 자극'

사고 싶어도 살수 없다는 엄청난 '매력의 덫'

완판 또 완판…진화하는 '결합의 마술'





‘친애하는 고객 여러분,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입학이 허가되었음을 알리게 되어 기쁩니다.’

지난달 1일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제조·직매형의류(SPA) 브랜드 ‘스파오’가 이 같은 문구로 ‘스파오×해리포터’ 컬래버레이션(협업) 제품 발매 소식을 알리자 국내 해리포터 마니아들은 말 그대로 열광했다. 국내 토종 의류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콘텐츠 해리포터와 결합해 맨투맨·머플러·코트·잠옷에 이르는 60여종의 제품을 내놓다니. 실제 출시일인 9일 0시,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 4분 만에 온라인 판매물량 3만장이 몽땅 팔리고 같은 날 오전 매장문이 열리자마자 손님들이 쏟아져 2시간 만에 25만장이라는 모든 물량이 동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스파오해리포터’의 성공을 단지 마니아들의 열광 덕으로 보는 것은 절반만 맞는 말이다. 스파오는 과거에도 ‘짱구’ ‘세일러문’ ‘서울우유’ 등 다양한 캐릭터·기업과의 협업을 히트시키며 ‘컬래버 장인’의 명성을 얻었지만 이번에는 그야말로 해리포터 팬들의 감성을 제대로 건드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10개월간에 걸친 기획과 소비자 설문조사 끝에 해리포터의 이야기 그 자체를 의류 및 상품(굿즈)에 입히는 데 성공한 것이다.

예컨대 주인의 양말을 얻어야 자유로워질 수 있는 집요정 ‘도비’ 캐릭터를 활용한 한정판 ‘도비 에디션’은 ‘도비는 자유로워(Dobby Is Free)’라는 문구를 새긴 맨투맨 티셔츠와 양말 4종으로 구성돼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제품은 학창시절 해리포터를 보고 자란 30대 직장인들 사이에 ‘동료에게 자유를 선사하는 퇴직템’으로 인기를 얻으며 정가의 2배 가까운 가격으로 재판매되고 있다.

‘스파오 X 해리포터’


식품-예술·IT-패션 이종간 협업 활발

‘스파오 X 해리포터·휠라 X 우왁굳’ 불티

기업과 기업, 브랜드와 브랜드 간의 컬래버레이션은 어제오늘의 유행이 아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사실상 모든 분야, 모든 브랜드가 협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례는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점점 흔해 빠져 지루해질 법도 한 컬래버레이션 산업은 최근 들어 오히려 더 흥미로워지는 모습이다. 웬만해서는 얘깃거리도 안 될 협업을 성공시키고 주목받기 위해 아이디어 경쟁을 벌이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그 결과 컬래버레이션의 범위부터 목적·방식까지 모든 면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부쩍 늘어난 ‘이종(異種)’ 사업 간의 협업을 들 수 있다. ‘패션×패션’ 같은 동종기업 간 협업이 주를 이루던 과거와 달리 ‘식품×예술’ ‘IT×패션’ ‘패션×문화’ 등 협업의 범위와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이다.



일례로 빙과제품인 ‘메로나’의 멜론 컬러를 운동화와 슬리퍼 디자인에 적용한 ‘휠라×메로나’ 컬렉션은 지난해 5월 출시 이후 6,000족의 준비 물량을 모두 팔아치웠다. 휠라는 최근 유튜브와 트위치 등에서 활동하는 게임 전문 인터넷 방송인 ‘우왁굳’과 협업한 결과물인 ‘휠라×우왁굳’ 한정판 제품들도 완판 대박을 연달아 터뜨렸다. ‘휠라×우왁굳’은 지난 8월 ‘시즌1’ 출시 당시 제품을 사기 위해 밤샘대기를 하는 고객들도 대거 등장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아디다스X칸예 웨스트 ‘Yeezy boost 350 v2 zebra


진라면·칠성사이다는 미술 거장 손잡고

브랜드 이미지 개선 위한 독특한 시도

“업계 활력 최고 수단…시도 지속될 것”



매출을 높이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위해 투자적 협업을 시도하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 오뚜기는 9월 진라면의 30주년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하며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호안 미로’의 그림을 패키지에 삽입하는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평소 미로의 진취성과 혁신성이야말로 오뚜기 제품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해온 것이 이번 협업의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비교적 저가인 진라면과 추상화가 다소 어색한 조합이라는 의견도 나왔지만 오뚜기 측은 “30주년을 맞은 색다른 선물이라고 여겨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최근 이탈리아의 디자인 거장 ‘알렉산드로 멘디니’와 손잡고 오는 12월까지만 한정 생산하는 ‘칠성사이다 멘디니’ 에디션을 선보였다. 칠성사이드의 브랜드명인 ‘칠성’에서 착안해 멘디니가 직접 디자인한 7개의 별 캐릭터를 패키지에 담아내 신선한 이미지를 더했다. 동화약품 역시 올해로 121년째를 맞은 ‘활명수’를 패션브랜드 ‘게스’와 협업한 결과물을 선보이며 ‘게스활명수’라는 유머 코드까지 심어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업계는 앞으로도 이 같은 협업 유행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방법으로 컬래버레이션 만한 게 없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히 최근처럼 오프라인 매장이 죽었다는 말까지는 나오는 상황에서 온라인 이슈 선점을 통해 소비자들을 매장까지 끌어올 필요가 있다”며 “여러 산업과의 협업으로 재미있고 궁금한 제품들을 선보임으로써 매장은 물론 시장 전체에 신선함을 불어넣기 위한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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