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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부동산에 헬리오發 한파] 송파·강동·위례 일제 하락 … 압구정까지 영향 받아

헬리오 84㎡ 전세 2억 하락

시세보다 낮지만 임차인 실종

전셋값 하락이 매매가 낙폭 키워

압구정 신현대·개포주공도 빠져

고덕 등 내년 대거 입주 이어져

강동 등 동남권 주택시장 초긴장





서울 지하철 8호선 송파역 3번 출구를 나오면 9,510가구 규모의 대단위 아파트가 눈에 들어온다. 35층짜리 아파트 84개 동이 거대 ‘숲’을 이루고 있다. 단지 안에 들어가 보니 70~80m 너비로 동서로 가르는 ‘파크 밴드(park band)’는 거대한 공원 수준이었다. 동 간 간격이 워낙 좁다 보니 비좁은 느낌도 들었다. 이곳이 입주를 앞둔 국내 최대 아파트 단지, ‘송파 헬리오시티’다. 지난 2015년 11월 분양 당시 1순위에 무려 4만2,000여명의 청약자가 몰린 단지이기도 하다.

미니 신도시급 단지인 헬리오시티 입주가 임박하면서 일대 부동산 시장이 초긴장 상태다.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가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헬리오시티 입주가 다가오면서 송파는 물론 강동·위례신도시 주택 시장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이 여파가 서울 동남권 주택 시장에 태풍으로 작용할지 주목되고 있다.

◇헬리오시티, 쏟아지는 전세 매물·매매가도 뚝 =“12월 총회 이후 입주자들이 전세 물건을 본격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9월보다 2억원가량 떨어진 6억원 중반대 매물이 많습니다. 매수자들은 더 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석촌동 H공인 관계자)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입주가 다가오면서 전셋값이 전용 84㎡ 기준으로 두 달 새 최고 2억원가량 하락했다. 1만가구에 육박하는 물량이 단기간에 입주가 결정되자 시장이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중간층 호가는 6억5,000만원 전후에 형성돼 있다. 하지만 급매물은 5억5,000만원에도 나왔다.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두 달째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헬리오시티 전세 시장은 물건이 일시에 몰리면서 더욱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 임시총회에서 불안했던 연내 입주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서 매물이 일시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헬리오시티의 전셋값 하락은 송파구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잠실동 엘스 전용 84㎡의 전셋값은 10월 8억7,000만원에서 11월 8억4,000만원으로,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도 10월 8억5,000만원에서 12월 현재 7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하락세는 위례신도시에서도 나타났다. 장지동의 위례아이파크 1차 전용 87㎡는 이달 들어 6억1,000만원에 거래돼 지난달보다 2,000만원 조정됐다. 인근 W공인 대표는 “전세 매물에 비해 수요가 없어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세가 하락은 매매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59㎡는 11월 13억4,000만원에 실거래돼 10월 15억원에서 2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장지동 송파파인타운 10단지 전용 59㎡도 10월 9억원에서 11월 8억500만원으로 1억원 정도 하락했다.

◇헬리오시티 여파, 동남권 전반으로 번지나=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 외에 다른 동남권 주택 시장도 초긴장 상태다. 전세 시장이 심상치 않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R공인 대표는 “대치동 학원가와 거리를 비교하면 세입자는 새 아파트인 헬리오시티를 압구정 아파트보다 선호한다”고 말했다. 압구정 신현대 전용 106㎡의 전세가는 9월 7억원에서 11월 6억2,000만원으로 떨어졌다. 개포동 개포주공 6단지 전용 83㎡ 전세도 9월 5억6,000만원에서 11월 4억7,000만원 수준으로 내려갔다.

개포동 C공인 대표는 “매매 거래가 절벽이니 전세가도 하향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강동구의 대단지인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도 전용 84㎡가 10월 6억2,000만원에서 11월에는 5억9,000만원으로 내림세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9·13대책 이후 전반적으로 거래가 안 되면서 롯데캐슬도 1~2개월 전보다 5,000만원 정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헬리오시티발 여파가 인근 매매가는 물론 동남권 주택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지도 관심이다. 서울 강남권에서 내년 초까지 대거 새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어서다. 내년 주요 입주물량을 보면 강남구에서는 내년 초 개포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블레스티지’ 1,957가구가 입주한다. 송파구와 함께 입주물량이 몰린 강동구에서는 내년 9월 4,900가구 규모의 고덕동 ‘그라시움’ 등 1만여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이렇다 보니 헬리오시티에서 시작된 여파가 동남권 전세 시장은 물론 매매 시장에 추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13대책’에다 입주물량 증가, 여기에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서울 동남권 아파트 값도 11월 들어 하락세로 전환했다. 특히 송파구 아파트 값은 11월에 0.27% 떨어지면서 강남 4구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헬리오시티 매물 중 전세 물량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다”면서 “아직 전세를 두고 버티겠다는 집주인이 많아 전세가 하락이 바로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헬리오시티를 포함해 송파구와 강동구에서 내년에 2만가구가 입주한다”며 “동남권 전세 시장은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재명·이주원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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