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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물량 60% 줄었는데 일당은 4만원 뛰어…아사 직전"

■'부동산 규제·최저임금' 이중고, 이사업체 가보니

"지금쯤 20건 차야하는데 8건뿐

사장 월급도 못건질 판" 한숨만

"인건비 상승에 가족까지 동원"

'이사업 허가증' 가격도 폭락

4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소규모 이삿짐 업체 대표가 월별 이사현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1월 이사 예약물량은 8건에 불과했다. 최근 이삿짐 업계는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감 부족과 수익난을 겪고 있다. /서종갑기자






“이사물량이 준 정도가 아니에요. 아사 직전이에요”

4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한 이삿짐 업체 대표 A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이후 A 대표는 손가락으로 텅 빈 월별 이사물량 현황판을 가리켰다. A 대표는 “지난해 정부가 연이어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뒤 일감이 60%는 준 것 같다”며 “지금쯤이면 1월 이사물량이 20건은 차야 하는데 겨우 8건뿐”이라고 하소연했다.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에 자신의 월급도 제대로 못 건질 판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부동산 거래 절벽과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이중고로 이삿짐 업체들이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IMF도 무던히 넘길 정도로 경기 민감도가 낮은 이삿짐 업계조차 최근 불어닥친 정부의 부동산 옥죄기 정책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를 견디다 못한 업주들이 업체를 처분하면서 이사주선업 허가증 가격 역시 급락하고 있다.



실제 이삿짐 중개업체의 분기별 포장이사 건수를 보면 지난해 2·4분기부터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사중개업체 벤디츠의 경우 지난 2017년부터 증가세를 보이던 포장이사 건수는 2018년 1·4분기에 2만887건으로 정점을 찍고 2·4분기 들어 1만3,763건으로 35%가량 급락했다. 상승 추세였던 전년과 달리 한번 떨어진 포장이사 건수는 3·4분기, 4·4분기 연속으로 1만3,000여건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 애꿎은 이삿짐 업체가 고사한다고 하소연했다. 오성근 서울이사화물주선사업협회 사무장은 “정부가 부동산 대출을 무분별하게 규제하다 보니 매매는 물론 전월세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며 “집값이 더 내릴 것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기존 집에 눌러앉아 이사 수요가 통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사 수요가 줄다 보니 이삿짐 업체에서는 인력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 빈자리는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하고 있다. 서울 관악구의 한 소규모 이삿짐 업체 관계자 한모(55)씨는 “이사 업무가 익숙하지 않은데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국인 노동자와 일하다 보니 가구가 파손되는 일도 끊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숙련된 이삿짐 운송인력이 사라지자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 몫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도 업주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2017년 기준 13만원 수준이던 일당은 최저임금이 16.4% 오른 지난해 15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한씨는 “올해는 10.9%가 올라 17만원은 줘야 할 것 같다”며 “인건비를 맞추려고 가족들마저 동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견디다 못한 업주들이 업체 처분에 나서 ‘이사주선업 허가증’ 가격은 대폭 떨어졌다. 해당 허가증은 개인택시 운송사업면허처럼 정부에서 발급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이사주선업 등록 대행업무를 하는 김영철씨는 “허가증 가격이 4,500만원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3,000만원에 내놓아도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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