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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머니] 15억 맡기면 美 항공권·명품 할인..화끈한 부자 마케팅

■ 더 뜨거워지는 금융권 VVIP 모시기

당국 규제로 예대마진 줄어들자

비이자 수익 위해 큰손 영입 사활

자산·세무관리·투자전략은 기본

자녀 입시·결혼 주선·손자 유학 등

'요람서 무덤까지' 맞춤형 컨설팅

카드사도 럭셔리 서비스 잇따라 선봬





최근 종영한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는 한 은행이 ‘초고액자산가(VVIP)’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입시설명회를 열고 일명 입시 ‘코디네이터’들을 자산가들의 자녀와 직접 연결해주는 장면이 등장한다.

은행들이 정말 극소수 고객에게만 이런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일까. 정답은 ‘절반은 맞다’이다. 상당수 은행이 매년 우수고객과 입시 전문가를 초청해 설명회를 열거나 유학 준비 때 도움을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코디네이터와 같은 서비스까지는 실시하지 않아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권 관계자들은 앞으로 현실판 스카이캐슬이 나타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전망한다. 금융회사 수익에서 VVIP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의 각종 규제 등으로 예대 마진을 통한 돈벌이가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큰손 영입에 사활을 거는 금융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非)이자 수익을 늘려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자산관리(WM)와 같은 부가 서비스상품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은행들 사이에서 VIP를 뺐고 빼앗기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VVIP 마케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설명할 수 있다. 자산가 자녀들의 결혼을 직접 주선하는가 하면 담당 지점에서 그 자녀들이 낳은 손자·손녀들의 교육과 유학 등을 종합적으로 컨설팅해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가문의 사실상 집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최근에는 특히 교육 컨설팅에 대한 VIP들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과거 입시가 본고사나 수능 시험만 잘 치르면 되는 형태였다면 최근에는 입시 과정이 복잡해지고 이른바 ‘인 서울’ 대학 입학도 어려워져 정보에 목마른 고객들이 늘고 있어서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본점 20층 대강당에 이영덕 대성학원 학력개발연구소장을 초청해 ‘2019학년도 정시 대학 입시설명회’를 열었다. 은행 우수 등급인 프리미어급 고객을 대상으로 수강자를 선착순 모집했는데 순식간에 마감이 완료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우리은행은 우수 등급인 ‘투 체어스’ 고객 자녀에게 유학 절차와 현지 정보 등을 소개하는 글로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SC제일은행 우수 고객의 자녀는 국내와 해외의 우수 대학을 방문해 경험을 쌓는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요즘 수도권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방학 때 어느 나라를 다녀왔는지에 따라 학생들끼리 ‘등급’을 매기고 따돌리는 사례가 적지 않아 이런 프로그램을 찾아다니는 부모들이 있다고 한다.

자산 및 세무관리는 기본이다. SC제일은행은 최근 고객들을 대상으로 ‘웰스케어(자산 관리)’ 세미나를 진행했다. SC제일은행은 올해 투자 전략을 리액트(REACT·반응)로 잡고 이를 VIP 고객들에게 집중 설명했다.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변화에 바로 반응할 수 있도록 체질을 바꿔놓자는 것이다.

또 우리은행은 50대 이상 시니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올 초 개인영업전략부 내 시니어마케팅팀을 신설했다. 우리은행은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재무진단이나 생활서비스, 건강, 여행, 교육 여가 등 비금융 서비스를 개발하고 시니어 전담 고객 상담 시스템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VIP 마케팅에 따라 붙는 초호화 서비스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한 외국계 은행은 정기예금 15억원을 맡기면 400만원 상당의 하와이행 비즈니스 항공권을 지급하는 마케팅을 실시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 은행 PB센터 관계자는 “고액자산가들에게 항공권이나 호텔숙박권을 지급하는 서비스는 이제 기본으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같은 럭셔리 서비스는 카드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연회비 200만원 이상을 받는 VVIP 카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카드 ‘더블랙에디션2’와 삼성카드 ‘라움 오’, KB국민카드 ‘탠텀’, 신한카드 ‘더프리미어 골드 에디션’ 등이 돈이 있어도 아무나 발급받지 못하는 VVIP 카드로 통한다. 일단 이런 카드를 받으면 항공좌석 업그레이드 또는 동반자 무료 서비스는 물론 백화점 명품관을 할인받거나 호텔 쿠폰 등을 정기적으로 제공 받는다. 이런 카드들은 카드사 내부의 심의를 거쳐 재력뿐 아니라 사회적 지위를 인정 받는 경우에만 내주는 경우가 많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VVIP 고객들은 연간 수 억원대 이상의 실적을 내기 때문에 반드시 잡아야 하는 고객층”이라며 “수익성을 떠나 프리미엄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VVIP카드 서비스를 중단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서일범·김기혁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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