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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인상없이 장기 임대...600만원 상당 에어컨...집주인들 '세입자 모시기'

역전세난에 불리한 조건 수용





#서울 용산구의 한 집주인은 중개업소에 임대로 집을 내놓은 지 한 달이 넘었지만 보러오는 이조차 없자 나름의 파격적인 조건을 꺼내 들었다. 3개월이든 8년이든 세입자가 원하는 대로 계약해 주겠다는 것이다. 물론 임대료 인상도 하지 않는다는 조건이다.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 전세를 내놓은 집주인 A씨는 화장실 수리는 물론, 벽지 교체, 베란다 탄성코트 시공 등 내부 공사를 풀코스로 약속했다. 오래된 집인 만큼 새로운 세입자를 빨리 찾기 위해서는 수리는 기본이라지만 이사비용은 물론 청소비용, 중개료 수수료 지원까지 해주겠다고 하자 중개업자도 놀란 눈치였다.

서울 동남권을 중심으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고 전셋값이 하락하는 ‘역전세난’ 현상이 심화되면서 임대차 시장에서 세입자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전세금 조정은 물론 임대료 인상 없는 장기 임대, 각종 비용 지원, 심지어 빌트인 에어컨 설치 등 예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세입자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전세금을 내줘야 하거나 분양받은 아파트의 잔금이 부족한 집주인들 입장에선 불리한 조건을 받아 들이더라도 ‘세입자 모시기’에 혈안이다. 송파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헬리오시티 입주 영향이 크다. 이 동네에서 이렇게까지 전세가 안 나간 적이 없었다”면서 “한 집주인은 나가겠다는 기존 세입자를 붙잡아 두고선 대신 전세대출 이자를 부담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말부터 입주가 시작된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의 소유자 B씨는 세입자가 빌트인 에어컨을 설치해달라고 해서 600만원을 들여 모든 방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B씨는 “세입자 요구로 같은 단지 내 상당수 집주인들이 뒤늦게 거액을 들여 빌트인 에어컨을 설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세입자와 전세금을 낮춰 재계약하려는 집주인도 늘고 있다. 집주인은 수 천만 원 선에서 가격을 조정하려는 반면 세입자들은 시세를 반영해 더 큰 폭의 가격 조정을 요구하면서 실랑이가 이어지기도 하는 모습이다.

한편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월 3주(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22% 하락하면서 17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집값이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매수 심리 악화가 전세 수요로 이어지면서 전세 거래는 증가하고 있지만 서울 동남권을 중심으로 전세 공급이 무더기로 나오면서 전셋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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