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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정문호 소방청장 "재난관리 핵심은 인명피해 최소화…시민 대피 교육 강화할 것"

화재시 열기보단 질식으로 사망

건물주 안전불감증 해소도 시급

정문호 소방청장이 지난 8일 세종 소방청장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1월 취임한 정 청장이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오승현기자




지난 1월 충청남도 천안 라마다앙코르호텔 화재에서 숨진 한 명은 불을 진압하려다 변을 당했다. 자신이 근무하던 호텔에서 난 사고를 책임지려는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목숨을 잃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사고는 동일한 화재 현장에서 대피의 여부가 생사를 가른다는 교훈을 주기도 했다. 29년간 불과 싸워온 재난전문가로 손꼽히는 정문호 소방청장은 “사고가 나면 시민은 전문가가 아니다. 대피가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정 청장은 임기 동안 ‘시민 대피교육’을 집중 홍보할 생각이다. 그동안 소방교육이 소화기·소화전 사용법 등 재난대응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대응은 전문가인 소방관에게 맡기고 시민은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우선 대피해야 한다는 것이 정 청장의 생각이다. 정 청장은 “최근에 발생했던 대형화재만 보더라도 신속한 대피가 생명을 구하는데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며 “동일한 화재현장에서도 위험에서 벗어나는 것이 생사의 갈림길”이라고 조언했다.

정 청장은 “여러 재난을 겪어봤지만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인명피해를 줄이는 것”이라며 “인명피해의 큰 요인 중 하나는 대피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정 청장은 “요즘은 화재 열기 때문이 아니라 질식 때문에 사망한다”며 “플라스틱 제품이 많아 유독가스를 마시면 곧바로 쓰러진다”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빨리 대피하는 게 중요한데 스스로의 체면을 우선시하거나 자신이 재난에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많다”며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소방청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1차적으로는 ‘자신의 생명은 자신이 지킨다’는 시민 스스로의 생각이 우선이라고 정 청장은 지적했다.



건물주의 안전 불감증 문제를 해소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정 청장은 꼬집었다. 그는 “건물주들도 소방시설의 관리 상태에 대해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고 인식해야 한다”며 “이런 인식이 없으니 비상구를 폐쇄하고 그 앞에 물건을 쌓아놓는다. 소방청이 아무리 점검해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법에 없으면 절대 소방시설을 설치하지 않는데 법은 최소 기준에 불과하다”며 “건축주들의 책임도 강화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개인과 건물주·소방조직의 ‘3박자’가 맞물린 대응 시스템의 조직화를 정 청장은 목표로 하고 있다. 정 청장은 “제천·밀양 사태 이후 이전에는 상황 도착 뒤 대응단계를 올렸지만 이제는 아예 대응단계를 미리 걸고 상황에 따라 해제하는 ‘초기부터 과잉대응’ 방식을 도입했다”며 “간부 소방관의 지휘역량 강화를 위해 지휘관 자격화 등도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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