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여주시 북내면 고달사터에는 높이 4.3m의 고려시대 승탑이 남아 있다. 고달사는 통일신라시대 경덕왕 23년(764)에 창건된 절이다. 고려 광종 이후에는 왕들의 보호를 받아 큰 사찰로서의 면모를 유지하기도 했으나 조선시대에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화려했던 사찰의 과거를 보여주는 국보 제4호 여주 고달사터 승탑은 바닥의 형태가 8각이다. 꼭대기의 머리장식이 완전하지 않은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잘 남아 있다. 전체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는 기단의 가장 아래쪽 각 면에는 꽃무늬가 새겨져 있고 그 위쪽으로는 16잎의 연판이 감싸고 있다. 기단의 가운데 부분은 아주 뛰어난 조각수법으로 용 같은 얼굴의 거북이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가운데 거북을 중심으로 총 네 마리의 용이 보주를 쥐고 있으며 나머지 공간은 구름무늬로 가득 채웠다. 탑의 몸돌에는 문비와 자물쇠·사천왕상이 표현돼 있다. 몸돌을 덮고 있는 지붕돌은 꽤 두꺼운 편으로 아랫면에 비천상과 구름이 표현돼 있다. 이는 통일신라 승탑의 기본형인 팔각원당형 구조를 따르고 있지만 조각의 세부수법에서는 고려 특유의 양식을 보이고 있어 고려시대 전기에 세워졌을 것으로 보인다. 불교 유물이 국보로 지정된 것은 국보 제2호 서울 원각사지 십층석탑이 가장 번호가 앞선 것이며 국보 제3호 북한산 진흥왕 순수비에 이어 이 고달사지 승탑이 국보 제4호로 지정돼 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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